'득점왕 열망' 손흥민이 EPL을 평정한 기록, 팀 득점 공헌도[최규섭의 청축탁축(淸蹴濁蹴)]
OSEN 조남제 기자
발행 2022.05.12 06: 07

토트넘 홋스퍼의 에이스 손흥민(30)이 내뿜는 기세는 끝 간 데를 모른다. 2021-2022시즌 초반부부터 종반부까지 한결같이 맹위를 떨치는 활약상을 보이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평정하고 있다. 용솟음치는 활화산의 불길을 연상케 하는 득점포는 가공스러울 정도다.
놀라움을 자아내는 손흥민의 플레이에선, 물기가 오를 대로 올라 절정에 다다르고 있음이 뚜렷하게 엿보인다. 손흥민이 이처럼 EPL을 호령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돋보이는 성실성과 진정이 배어나는 겸손함이 아닐까 싶다. 언제 어느 상황에서든지 온 힘을 쏟아붓는 정성스럽고 진실한 품성은 운동선수로서 지녀야 할 기술적 요소에 한결 힘을 싣는 원동력으로 작용하는 듯싶다. “교만한 군대는 반드시 패한다”라는 금언을 가슴속 깊숙이 새겨 둔 양, 한결같은 플레이를 펼치려 힘쓰는 마음가짐이 그대로 플레이에 묻어 나온다.

세계 으뜸의 프로축구 마당인 EPL에서, 손흥민이 또 하나의 인상 깊은 발자취를 남겨 가고 있다. 팀 득점에서 차지하는 비중에서, 독보적 몸놀림으로 가장 높이 자리매김한 활약상이다. 최상층의 플레이로 성가를 드높이는 풍모가 절로 그려지는 빼어난 기록, 팀 득점 공헌도라 아니 할 수 없다.
유유한 손흥민의 값진 기록 앞에서 모두 주눅 들 뿐
EPL 득점 레이스를 이끌고 있는 모하메드 살라(리버풀)도, 당대 최고 골잡이로 성가를 드날렸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고개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저 높은 곳에서 내닫는 손흥민의 독주 형세에, 어쩌면 뒤쫓을 힘을 잃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손흥민은 토트넘의 ‘등대’다.” 그 누구라도 부인할 수 없는 절대 명제임이 입증된 값진 기록이다. 다름 아닌 팀 득점 공헌도다. 적어도 2021~2022시즌에선, 극명하게 나타난 사실이다. 손흥민이 팀의 확고부동한 구심점으로 기능하고 있음이 분명하게 나타난 기록이다.
개인 득점이 팀 득점에서 차지하는 비중의 가늠자인 팀 득점 공헌도에서, 손흥민은 단연 으뜸이었다. 이번 시즌 EPL 득점 레이스 최상층을 형성한 톱 10 가운데에서도, 유유히 선두에 올랐다(표 참조).
2021-2022시즌이 마지막을 향해 숨 가쁘게 달려가는 11일 현재(이하 한국 시간), 손흥민은 32경기에서 20골을 터뜨렸다. 물론, 팀 내 득점 1위다. 35경기를 치른 토트넘은 총 60골을 뽑아냈다. 곧, 손흥민은 팀 득점의 ⅓(33.3%)을 책임졌다. 아주 높은 비중으로, 손흥민이 토트넘의 절대적 존재인지를 다시금 깨닫게 하는 대목이다.
손흥민은 2위를 차지한 호날두를 비교적 여유 있게 제쳤다. 30경기에서 18골을 잡아내 팀 득점(57골)의 31,6%를 점한 호날두에 1.7% 차로 앞섰다.
손흥민과 ‘영원한 단짝’의 호흡을 이루는 해리 케인은 득점 순위와 똑같은 6위에 올랐다. 34경기에서 13골을 터뜨려 21.7%의 비중이었다.
이 부분에서도, 이번 시즌 손흥민의 더욱 높아진 위상을 읽을 수 있다. 지난 시즌까지 케인과 같이 토트넘의 양핵이었던 손흥민이 이번 시즌 들어 중핵으로 자리매김했음이 엿보인다.
득점 선두인 살라는 5위에 머물고 있어 대조적이었다. 34경기에서 22골을 낚은 살라는 팀 득점(89골)의 24.7%에 그쳤다.
살라와 함께 리버풀의 공격 트리오를 이루는 사디오 마네와 디오구 조타는 나란히 8위에 자리했다. 똑같이 33경기에서 15골을 잡아내 팀 득점의 16.9%를 기록했다.
손흥민은 득점왕 등극에도 도전하고 있다. 현재 살라와 두 골 차로 2위이긴 해도, 역전이 가능하다. 살라는 EPL에서 4경기째 골맛을 보지 못하며 초조해하고 있다. 반면, 손흥민은 최근 2경기에서 3골을 터뜨리는 쾌조의 몸놀림이다. 남은 경기 수에서도, 손흥민이 유리하다. 토트넘이 3경기를 남긴 데 비해, 리버풀은 2경기밖에 남지 않았다.
편안한 손흥민 대 조급한 살라, 누가 이길까? 팀 득점 공헌도에서 정상을 내달리는 데다 심리적 요인에서도 앞선 손흥민이 대역전극을 창출할지 볼 만한 종반부 득점 레이스다.
전 베스트 일레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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