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계의 사나이’ 메시, IFFHS 발표 연속 경기 득점 세계 으뜸[최규섭의 청축탁축(淸蹴濁蹴)]
OSEN 조남제 기자
발행 2022.04.24 12: 07

“축구는 ‘골의 미학’이다.”
축구에 있어서 골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제아무리 경기를 지배해도 골문을 열지 못하면 승리는 생각할 수 없다. 승리의 전제 요소자 필수 조건인 골이다.
골잡이의 중요성이 강조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꿩 잡는 게 매다.”라는 우리네 속담처럼, 승패를 가르는 가장 큰 변수는 골잡이의 존재 여부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걸출한 골잡이의 충분조건은 어떻게 될까? 이 물음의 답으로, 꾸준한 득점 감각을 제시할 수 있겠다. 기복 없이 거의 매 경기 상대 골문을 유린하는 득점포를 내뿜는 골잡이야말로 패권을 노리는 팀에 절실하게 필요한 존재일 듯싶다.
그러나 이론과 실제는 거리가 상당하다. 어쩌면 매 경기 골맛을 보려는 생각은 열망일 뿐 ‘하늘의 별 따기’나 마찬가지다. 곧, 현실화는 불가능에 가깝다. 단지 어느 정도 근접할 수 있느냐를 위대한 골잡이를 가늠하는 척도로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 맥락에서, 연속 경기 득점 기록은 상당한 의미를 띤다고 말할 수 있다.
“역시 메시”… 연속 경기 득점 기록도 그의 차지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는 역시 ‘신이라 불리는 사나이’였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와 함께 신계(神界)에서 뛰노는 빼어난 월드 스타다웠다. 역대 리그 연속 경기 득점 분야에서, 군림하는 으뜸의 골잡이도 두말할 나위 없이 메시였다.
IFFHS(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가 지난 20일(이하 현지 일자) 발표한 올타임(All-Time) 세계 리그 연속 경기 득점 기록에서, 옥좌에 앉은 제왕은 메시였다. IFFHS가 종전 각국 리그를 총정리해 새롭게 처음 내놓아 더욱 뜻깊은 연속 득점 기록에서, 메시는 19세기 중반 현대 축구가 발흥한 이래 세계 무대를 수놓았던 숱한 스타들을 제치고 맨 윗자리에 자리했다.
스페인 라리가 명가 바르셀로나에서 넘보기 힘든 각종 대기록을 쏟아 냈던 메시였다. 그리고 마찬가지였다. 연속 경기 득점 기록을 수립한 둥지도 바르셀로나였다.
경이로웠다. 물경 21경기 연속 골을 터뜨렸다(표 참조). 2012-2013시즌 라리가에서 세운 금자탑으로, 176일 동안(2012년 11월 11일~2013년 5월 5일·일수 기준)에 걸쳐 이뤄졌다. 이 기간에, 뽑아낸 골만도 33골에 이른다. 또한, 이 시즌에, 메시는 32경기를 소화하며 46골을 터뜨려 라리가 한 시즌 경기당 평균 최고 득점(1.44골) 기록을 세웠다.
물론 이 시즌 득점왕도 메시였다. 피치치(득점왕) 최다 수상 기록(8회)도 갖고 있는 메시는 라리가 역대 최다 득점(474골)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메시와 대비되며 ‘운명의 라이벌’로 꼽히는 호날두마저도 피치치를 세 번밖에 품에 안지 못했다.
메시에 이어 2위에 오른 골잡이는 요제프 비찬(뵈멘-메렌 보호령·당시)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의 포연이 유럽을 휩쓸던 시절인 1939-1940시즌에, 슬라비아 프라하에서 뛰던 비찬은 8개월 보름여 동안 19경기에서 잇달아 골맛을 봤다. 메시에 불과 두 걸음 차로, 통산 805골을 잡아낸 뛰어난 골잡이였음이 엿보이는 발자취다.
IFFHS는 리그에서 최소 15경기 연속 골을 터뜨린 선수를 대상으로 기록을 집계해 발표했다. 이 기준에 부합한 최초의 기록을 수립한 골잡이는 필리프 요한손(스웨덴)이었다. 1924-1925시즌 IFK 예테보리에 몸담고 있던 요한손은 15경기 연속 골 고지에 올랐다.
이번 IFFHS 발표에서, 한때 국내에 이 부문 2위에 자리했던 골잡이로 알려진 게르트 뮐러(독일)는 4위에 머물고 있음이 새로 밝혀졌다. 바이에른 뮌헨을 독일 분데스리가 최고 명문 클럽으로 올려놓은 주역인 뮐러는 1969-1970시즌 16경기에서 쉬지 않고 득점포를 가동했다.
1960년 말~1970년대 세계 축구계를 풍미했던 토털 사커의 선봉장이었던 요한 크라위프(네덜란드)는 3위에 자리했다. 1965-1966시즌부터 1966-1967시즌까지 두 시즌에 걸쳐 17경기에서 끊임없이 골잡이로서 존재감을 뽐냈다.
최소 기준인 15경기 연속 득점을 충족함으로써 이번 명부에 이름을 올린 12명 가운데 가장 최근 기록 고지를 밟은 골잡이는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폴란드)였다. 바이에른 뮌헨의 주포인 레반도프스키는 2020-2021시즌 15경기에서 거푸 골과 연(緣)을 이어 갔다. 레반도프스키는 분데스리가 2021-2022시즌 경기당 평균 한 골(31경기 33득점)을 넘는 활화산 같은 기세를 떨치며 이번 시즌 유럽 최고 골잡이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 베스트 일레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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