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으뜸의 ‘매’ 손흥민, ‘두 마리 꿩’ 포획 눈앞에 둬[최규섭의 청축탁축(淸蹴濁蹴)]

EPL 으뜸의 ‘매’ 손흥민, ‘두 마리 꿩’...
“꿩 잡는 게 매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호령하는 ‘한국인’...


“꿩 잡는 게 매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호령하는 ‘한국인’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에게 참으로 잘 어울리는 우리네 속담이다. 사냥용으로 사육될 만큼 공격 본능이 뛰어난 매의 특성처럼, 손흥민의 골 결정력은 갈수록 절정으로 치닫는다. 팀의 에이스로서 기대치를 뛰어넘는 맹활약을 펼치며 EPL 으뜸의 매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토트넘 홋스퍼가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뛰어난 매인 손흥민은 한결같은 매서움과 날카로움을 바탕으로 골을 포획하는 솜씨가 가히 일품이라 할 만하다. 기복 없는 꾸준한 페이스를 바탕으로 한 골 사냥 능력은 세계 축구 본무대인 EPL마저도 집어삼킬 듯한 형세다.

세계 으뜸의 골 솜씨를 평가받아 2020년 FIFA(국제축구연맹) 푸슈카시(푸스카스)상을 받은 기세는 조금도 누그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더욱 불타오른다. EPL 2021-2022시즌이 종반부로 치닫는 요즘, 손흥민이 내뿜는 기염은 ‘두 마리 꿩’을 움켜쥐려는 매를 연상케 한다.

두 번의 역전극 창출은 현실화 가능성 높은 꿈

손흥민이 마침내 가장 높이 날았다. 개인 득점이 팀 전체 득점에서 차지하는 공헌도 비율에서, 손흥민이 선두에 나서며 EPL 최고의 매로서 자리했다. 이번 시즌 28경기에서 꿩 몰이에 나선 손흥민은 17골을 포획하는 놀라운 사냥 솜씨를 뽐냈다. 팀 득점(56골)의 30.4%에 달하는 놀라운 골 포획력은 물론 으뜸이다. EPL을 누비는 내로라 하는 뭇 골잡이 가운데 홀로 30%대 고지에 올라섰다(표 참조).

손흥민은 ‘역전 드라마’를 써 내려가고 있다. 지난 3월에 맹위를 떨치며 이 부문 선두를 질주하던 이반 토니(브랜트퍼드)를 2위(29.7%)로 끌어내리고 가장 빼어난 매로 자리했다. 손흥민은 해트트릭에 해트트릭으로 응수하는 ‘맞불 사냥’으로 더욱 자신의 진가를 과시했다.

토니는 지난 3월 노리치 시티전에서 터뜨린 3골을 비롯해 3경기 5골을 잡아내며 가장 높이 날았다. 이에 질세라, 손흥민은 지난 9일(이하 현지 일자) 애스턴 빌라전에서 한꺼번에 세 마리 꿩을 포획하는 등 4월 2경기에서 4골을 터뜨리며 비상의 나래를 활짝 폈다. 지난 3월 20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2골)부터 3경기 연속 골 – 경기당 평균 2골 –을 터뜨리는 놀라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손흥민의 활화산같이 솟아오르는 형세에 모하메드 살라(리버풀)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주눅 든 모양새다. 시즌 초반부부터 줄곧 득점 부문 선두를 달리는 살라와 손흥민의 롤모델이었던 호날두는 각각 4위(25.9%)와 5위(24.5%)에 자리했다. 손흥민과 거리 차가 상당하다.

손흥민과 ‘영혼의 짝꿍’인 해리 케인은 8위를 달리고 있다. 12골로 득점 레이스 공동 4위인 케인은 팀 득점(56골)의 21.4%를 차지했다.


손흥민은 또 하나의 대역전극을 연출하려 한다. 아득하게 느껴졌던 EPL 첫 득점왕 고지에 다가섰다. 요즘 골 사냥 능력이라면 결코 허황된 꿈이 아니다. 이번 시즌 마침표까지 7경기를 남겨 둔 손흥민에게 살라와 사이에 벌어진 세 걸음 차는 그리 크지 않게 보인다.

특히, 시즌 초·중반까지 무섭게 치고 나갔던 살라의 요즘 골 포획력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살라는 지난 3월 12일 브라이턴 & 호프 앨비언전에서 한 골을 기록한 뒤 세 경기에서 골 침묵의 늪에 빠졌다. 3월과 4월에 치러진 5경기에서 단 한 골에 그쳤을 만큼 뚜렷한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

심리적 요인에서도 손흥민이 살라에 우위를 보이는 점도 득점왕 등극에 플러스 요인이다. 쫓는 자는 쫓기는 자에 비해 아무래도 심리적 부담이 덜하다. 손흥민의 마지막 스퍼트가 기대되는 배경이다.

손흥민이 EPL 최고의 매로 자리하며 저 높이 비상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그의 팬들에겐 한결 묘미를 자아낼 EPL 종반부일 듯싶다.

전 베스트 일레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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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11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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