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ITC 진위는? “FIVB 이적시스템, 여전히 미발급 상태” 배구협회 [오!쎈 이슈]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09.19 06: 06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의 그리스행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해외에서 뛰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국제이적동의서(ITC)가 여전히 미발급 상태이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오전 국내 및 그리스 매체로부터 쌍둥이자매의 그리스 비자 서류 문제가 해결됐고, 국제배구연맹(FIVB)이 이들에게 ITC를 발급해줬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리스 현지 기자의 말을 인용해 두 선수가 늦어도 오는 23일쯤이면 그리스리그 PAOK 구단에 합류할 것이란 전망도 덧붙였다.
그러나 대한배구협회 취재 결과 이재영-이다영의 ITC 발급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협회 관계자는 18일 OSEN과 통화에서 “ITC가 실제로 발급됐다면 FIVB가 우리(대한배구협회) 쪽에도 알릴텐데 현재까지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협회에 따르면 온라인으로 확인 가능한 FIVB의 선수 이적시스템 상에도 쌍둥이 자매의 ITC는 FIVB의 ITC 발급 시작일인 지난 17일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미발급’ 상태로 돼 있다.

1세트 종료 후 흥국생명 이재영과 이다영이 작전을 듣고 있다. /  soul1014@osen.co.kr

그렇다면 어떻게 두 선수의 그리스 PAOK 입단이 확정된 것일까. ITC 없이는 제도적으로 이적이 불가하며, 협회는 이미 FIVB를 비롯해 그리스배구협회, 그리스리그 PAOK 구단에 ITC 승인거부와 관련한 공식 입장을 전달한 상태다. 협회 관계자는 “기사의 팩트 여부를 잘 모르겠다”고 했다.
V리그 여자부의 간판스타였던 쌍둥이 자매는 2020-2021시즌이 진행 중이던 지난 2월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됐다. 옛 동창생들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이들이 중학교 재학 시절 수차례 폭력을 일삼았다고 폭로하며 사태가 커졌고, 결국 소속팀 흥국생명은 자매에게 무기한 출전정지, 대한배구협회는 국가대표 영구 박탈 징계를 내렸다.
29일 오전 경기도 용인 흥국생명연수원에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미디어데이 행사가 열렸다.흥국생명 이재영, 이다영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cej@osen.co.kr
지난 6월 터키의 한 에이전시로부터 이다영이 그리스 빅클럽 PAOK와 1년 계약을 맺었고, 언니 이재영도 합류할 것이란 소식이 들려왔다. 
국내선수가 해외로 이적하기 위해선 대한배구협회의 ITC가 필요하다. 그러나 협회는 ‘대한올림픽위원회, 협회, 산하 연맹 등 배구 유관기관으로부터 징계처분을 받고 그 집행 기간이 만료되지 아니한 자, (성)폭력, 승부조작, 병역기피, 기타 불미스러운 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야기했거나 배구계에 중대한 피해를 끼친 자에게 해외 진출의 자격을 제한한다’는 규정을 근거로 자매의 ITC 발급을 불허했다.
이에 쌍둥이 측은 경로를 우회해 최고권위기관인 FIVB로부터 ITC를 발급받으려 하고 있다. 최근 쌍둥이 측 법률대리인이 협회에 국가대표 박탈 징계, ITC 발급승인 거부 결정의 근거 및 소명기회를 묻는 내용증명을 보냈고, 협회는“자매는 협회 측 징계를 받은 사실은 없고, 국가대표 박탈 및 ITC 발급승인 거부는 협회 규정에 따랐다. 두 선수의 소명은 학교폭력 논란 중 이미 시인했기에 불필요하다”고 답변했다.
물론 FIVB에서 ITC를 공식적으로 발급할 경우 협회가 이를 막을 길은 없다. 그럴 경우 쌍둥이 자매의 그리스행이 확정된다. 다만, FIVB의 유권 해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협회의 공식 입장은 여전히 ‘발급 불가’다. 협회 관계자는 “우리 측 동의가 없어도 ITC가 발급된다면 FIVB 직권이라 뭐라 말씀을 드릴 수 없다. 그러나 우리 입장은 여전히 발급 불가이며, 국제 이적에 대한 규정을 따를 것이다. 규정과 절차가 있으니 발급은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바라봤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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