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잘하는 홍정호, 왜 벤투 감독은 외면할까 [오!쎈 울산]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21.09.11 06: 35

파울루 벤투 감독의 플랜에 왜 홍정호(23, 전북)는 없을까. 
전북은 10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개최된 ‘하나원큐 K리그1 29라운드’에서 울산현대와 0-0으로 비겼다. 2위 전북(승점 51점)은 선두 울산(승점 55점)과 승점 4점 차를 유지했다. 
수훈선수는 홍정호였다. 그는 후반 36분 종아리에 경련이 일어 위기를 맞았다. 전북이 이미 교체카드 3장을 모두 소진한 상황이었다. 홍정호는 끝까지 뛰면서 결정적 선방을 했다. 

특히 후반 막판 이동준이 빈 골대로 한 헤딩슛을 홍정호가 끝까지 달려가서 걷어낸 장면 압권이었다. 홍정호가 포기했다면 그대로 전북이 패하는 순간이었다. 
경기 후 홍정호는 “이동준 타이밍이 빨라서 바로 쫓아간 것이 잘 걸렸다. 오늘 경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다. 끝나고 송범근이 와서 고맙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이날 울산에 벤투 감독을 비롯해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나타났다. 이들은 K리그 최고팀들의 맞대결을 모두 눈에 담았다. 한국은 홈에서 가진 이라크, 레바논과 월드컵 최종예선 2연전에서 1승1무로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거뒀다. 한국은 10월 중동원정을 앞두고 있다. 
코로나 시대에는 대표팀 운영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유럽파 손흥민과 황의조가 무리한 일정으로 대표팀 경기를 뛰다 컨디션이 떨어지고, 부상까지 생기고 있다. 특히 월드컵 최종예선 A조에서 한국을 제외한 나머지 5개팀이 전부 중동팀이라 이동에 대한 압박이 상당하다. 
중동원정에서는 비교적 가까운 거리의 유럽파를 모두 소집하고, 한국 홈경기서는 일부 유럽파를 제외하고 국내파를 중용하는 식의 탄력적인 선수단 운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부상위험과 코로나 감염위험으로부터 선수를 보호하고, 최고의 컨디션인 국내파 선수를 더 뛰게 할 수 있는 장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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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핵심수비수 김민재가 터키리그에 진출하며 벤투 감독의 고민이 더 깊어졌다. 그렇다면 K리그 수비수의 적극 활용도 고민할 만하다. 바로 홍정호다. 2016년까지 분데스리가서 활약했던 그는 2018년 전북 입단 후 K리그 정상급 수비수로 자리를 굳혔다. 이동국에게 주장을 넘겨받은 그는 전북의 5연패를 위해 리더십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벤투 감독 체제에서 홍정호는 대표팀과 인연이 없는 상황이다. 홍정호는 대표팀 소집에 대해 “대표팀에 안간 지 오래됐다. (벤투)감독님이 원하는 스타일이 있다. (내가) 감독님 스타일에 잘 맞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 팀에서 열심히 하고 있다. 물론 좋은 기회가 올 수 있지만, 일단 대표팀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벤투 감독은 레바논전 손흥민이 부상으로 빠지자 송민규를 원톱으로 놓는 파격적인 전술실험도 선보였다. 전북을 깊게 관찰한 벤투가 홍정호에게도 기회를 줄지 지켜보자.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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