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는 보지도 못한 벤투호, 3년째 못 찾은 중동팀 공략법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1.09.05 14: 26

매번 침대 축구를 걱정하지만 침대를 보지도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레바논과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A조 2차전에 나선다.
앞선 1차전에서 벤투호는 이라크를 상대로 아쉬운 결정력으로 인해 0-0 무승부를 거뒀다. 같은 A조 톱시드 이란이 시리아 상대로 1-0으로 승리하며 조 선두에 오른 상황이다.

이날이 한국은 이라크 상대로 경기 초반부터 파상 공세를 펼쳤다. 손흥민-황의조 등을 모두 출격시킨 벤투호는 이라크 상대로 69%의 점유율과 15개의 슈팅(5개 유효 슈팅)을 기록하며 상대를 압도했다. 
하지만 골은 나오지 않았다. 경기 전 수많았던 침대축구에 대한 우려가 무색할 정도였다.
경기 후 주장 손흥민이 "이렇게 하면 축구에 발전이 없다. 시간을 끌고 이것은 핑계겠지만 너무 안타깝다. 축구선수로서 이렇게 지연된다면 안타깝다”며 이라크의 침대 축구를 비판했지만 동의를 얻지 못했다.
오히려 딕 아드보가트 감독이 "손흥민의 말에 동의할 수 없다. 한국과 같은 강팀을 상대로는 그렇게 싸워야 한다. 유럽에서 뛰는 훌륭한 선수들이 많기 때문”이라는 발언이 설득력이 있었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말대로 이라크가 보여준 모습은 침대 축구가 아니라 약팀이 강팀을 상대로 원정에서 보여줄 수 있는 전형적인 전술이었다.
일반적으로 한국이 중동 원정에서 겪는 침대 축구는 이 정도가 아니다. 이라크전 졸전의 원인은 상대가 아니라 한국의 결정력 부재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벤투 감독은 부임 직후 첫 시험 무대였던 2019 아시안컵에서도 중동팀들 상대로 고전했다. 3년이 지난 지금도 달라진 것은 없었다. 
매번 중동만 만나면 침대 수비를 걱정하지만 이라크전을 포함해서 경기 내용을 뜯어보면 그냥 중동의 피지컬을 앞세운 밀집 수비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한다고 봐야 한다.
여러모로 아쉬운 결과만 남긴 1차전인데 레바논전 앞두고 추가 전력 누수도 있다. 정우영이 입국 항공기 동승자 코로나 확진으로 자가격리돼 1,2차전 모두 결장하게 된 데 이어 이라크전에서 교체로 뛰었던 남태희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대표팀을 떠난 상태다. 공교롭게도 둘은 모두 중동 카타르에서 뛰는 선수들이다.
다음 상대인 레바논은 아드보카트의 이라크보다 더욱 수비적이고 시간 끌기에 능한 모습을 보일 것이다. 과연 벤투호가 중동팀 상대로의 악연을 끊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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