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민심에 기름 부은 김경문의 실언 [오!쎈 직언직설]

성난 민심에 기름 부은 김경문의 실언 [오!쎈...
[OSEN=이선호 기자] 모두 알았다. 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야구대표팀의 전력이 예전만, 그러니까 2008...


[OSEN=이선호 기자] 모두 알았다. 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야구대표팀의 전력이 예전만, 그러니까 2008 베이징올림픽 시절만 못하다는 것을.

국제대회에서 한국에 기쁨을 안겨준 이승엽 같은 해결사도 없었다. 류현진, 김광현 같은 경기를 지배하는 에이스도 없었다.

KBO리그의 다승 1위 원태인, 타격 타이틀을 분점하는 양의지와 강백호가 있었지만 미지수였다. 원태인과 강백호는 올림픽 경험이 없는 젊은 선수들이었다. 양의지에게 대표팀의 간판타자 대접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당연히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일본은 올림픽 주최국이었다. 2019년 '프리미어12'에서 지켜봤던 대단한 투수들이 포함된 최정예 선수를 뽑았고, 올림픽 첫 금메달에 대한 염원으로 가득했다. 미국은 마이너리그 유망주와 메이저리그서 은퇴한 뒤 일시 현역 복귀한 퇴역 직전의 베테랑들이 섞여있지만 만만치 않은 전력이었다.

그래도 선전을 기대했다. 올림픽 무대에 나가면 젖먹던 힘까지 써가며 기어코 메달을 목에 걸었던 선배들의 역사가 있었다. 그러나 일본과 미국에게 잇따라 무릎을 꿇었다. 예견된 패배일 수 있다.

패배의 과정도 석연치 않았다. 5일 일본과의 첫 번째 준결승전에서는 8회 실책과 폭투로 힘겨워하던 고우석을 그대로 놔두었고 3타점 결승 2루타를 맞았다. 6일 미국과의 두 번째 준결승전에서는 6회 5명의 투수들이 등장했으나 5점을 내주고 무너졌다.

고집스럽게 양의지와 오재일을 기용한다는 말도 나왔다. 타순이나 선수 기용은 감독의 고유권한이다. 못하니까 이상하게 기용한다는 말이 나오기 마련이다. 성적을 내지 못한 김경문 감독과 선수들에게 쏟아지는 비난은 감당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상황에 대한 김경문 감독의 인식이다.

올림픽 직전에 KBO리그는 홍역을 치렀다. 박석민 이명기 권희동 박민우가 호텔에서 여성 2명과 술판을 벌여 코로나19 확진이 되는 초대형 사건이 터졌다. 키움과 한화선수들도 동일한 여성들과 만남이 드러났다.

KBO 이사회는 서둘러 리그를 중단했다. 선수들과 이를 은폐하려던 NC 구단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KBO리그 전체로 비판의 불길이 옮겨붙었다. 이런 비상 시국에서 출전한 올림픽 대표가 결승전 진출에 실패했다. 어쩌면 분노의 게이지는 극한점에 이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 김경문 감독은 미국전에서 패한 이후 "금메달만 따야 한다는 마음으로 온 것은 아니었다. 한 경기 한 경기 납득할 만한 경기를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수장이 금메달이 목표가 아니었다고 발언한 것이다.

'금메달을 따지 못해 죄송하다. 대신 젊은 선수들에게는 매 경기가 값진 경험이 됐을 것이다'라는 말이면 충분했다. 결국 김경문 감독의 실언은 불타오는 성난 민심에 기름을 얹었다. 수습이 쉽지 않게 됐다. 패장은 말이 없어야 한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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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06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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