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기자] 세이버매트릭스 관점에서 타자의 득점권 타율은 '허상'으로 통한다. 일정 기간 득점권 타율이 높을 수 있어도 표본이 쌓이면 결국 시즌 전체 타율, 평균에 수렴할 것이란 논리적 근거 때문이다.
시범경기에서 LG의 선발 라인업을 보고 전년도 기록을 살펴본 수베로 감독은 "득점권 성적이 좋다. 특히 김현수는 득점권 타율 4할(.466)이 넘는다. 클러치 상황에 퍼포먼스가 뛰어나 타격 면에서 완성에 가까운 팀"이라며 부러워했다.
지난해 한화는 팀 타율(.245), 득점권 타율(.245) 모두 리그 꼴찌였다. 시즌 타율이 낮으니 득점권 타율도 저조한 게 당연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15경기를 치른 초반이지만 팀 타율 6위(.252)에 비해 득점권 타율 1위(.293)로 찬스에 유독 강한 면모를 나타내고 있다.스리런 홈런 4방을 폭발한 노시환(.529)을 필두로 박정현(.333) 하주석(.313) 라이온 힐리(.313) 등 규정타석 타자 4명이 3할대 득점권 타율을 기록 중이다. 규정타석은 아니지만 이해창(.750) 장운호(.500) 이성열(.429) 김민하(.333)도 찬스에서 고도의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3연승 과정에서도 찬스를 놓치지 않는 해결 능력을 보였다. 지난 18일 창원 NC전 4회 5득점, 20~21일 대전 키움전에서 각각 3회 5득점, 5회 4득점 빅이닝을 만들며 매섭게 몰아쳤다. 팀 OPS 8위(.686)로 화력은 떨어지지만 평균 득점 5위(4.7점)로 효율적인 야구를 펼치고 있다.
수베로 감독은 "득점권 상황에서 조금 더 집중하자는 주문을 하고 있다. 타율로 나타나는 기록만이 전부가 아니다. 아웃이 되더라도 찬스에서 좋은 타구를 만들어내거나 상대 투수를 최대한 물고 늘어지는 퀄리티 있는 타석을 항상 강조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득점권 성적도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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