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S 의미 없어, 자고로 에이스란…” 이강철, 데스파이네에 건넨 묵직한 메시지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04.21 10: 07

“에이스에게 퀄리티스타트(QS)는 의미가 없다.”
KT 이강철 감독은 최근 에이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와 함께 QS라는 지표를 두고 유쾌한 설전을 펼쳤다. 보통 6이닝 3자책점 이하의 QS를 기록할 경우 선발투수가 제 몫을 다했다고 평가하지만, 이 감독에게 이는 성에 차지 않는 기록. 에이스라면 더 많은 이닝, 그리고 더 적은 자책점을 목표로 둘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었다.
데스파이네의 지난 시즌 기록은 35경기 15승 8패 평균자책점 4.33. 리그서 유일하게 200이닝을 돌파(207⅔이닝)하며 에이스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다. 다만, 총 18차례의 QS는 외국인 에이스 치고 높은 수치는 아니었다. 많은 이닝과 함께 자책점도 많았다는 이야기. 알칸타라(두산), 스트레일리(롯데), 요키시(키움), 켈리(LG), 루친스키(NC) 등은 모두 20회 이상을 기록했다.

이강철 감독이 자가격리를 마치고 19일 합류해 훈련을 마친 데스파이네와 주먹 인사를 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

올해는 첫 등판이었던 6일 LG전 QS+(7이닝 2자책)를 시작으로 11일 삼성을 만나서도 QS(6이닝 3자책)를 기록했지만, 연달아 패전을 당하는 불운을 겪었다. 이후 17일 키움전에서 5⅔이닝 3실점(2자책) 노 디시전을 기록했다. 사사구 5개가 3연속 QS가 좌절된 주 요인이었다.
23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수원kt위즈파크에서 2021시즌 프로야구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시범경기가 진행됐다.2회초 실점 위기를 넘긴 KT 선발투수 데스파이네가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ksl0919@osne.co.kr
전날 창원 NC전을 앞두고 만난 이강철 감독은 “데스파이네는 뭔가 불안한데 끝나고 나면 6이닝 3실점이다”라고 웃으며 “그래도 7이닝 2실점은 해야 에이스라고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QS는 누가 만든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 에이스는 2점대 평균자책점은 해줘야 한다. QS를 하면 3점대를 넘어가지 않나”라고 말하며 웃었다.
데스파이네에게 최소 6이닝 이상 2자책점 이하의 투구를 강조하는 단순한 이유. 바로 그가 에이스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데스파이네에게 직접 다가가 이러한 기록과 관련해 농담 섞인 조언을 건넸다.
이 감독은 “에이스에게 QS는 의미가 없다. 너랑 붙는 투수는 다 1, 2선발이 아닌가. 선취점을 비롯해 최대한 실점하지 않으려는 투구가 필요하다. 7이닝 2실점 또는 6이닝 2실점을 해줘야 그게 잘 던지는 투수”라며 책임감을 강조했다. 이에 데스파이네도 “오케이”를 외치며 마음을 다잡았다고 한다.
그러나 QS도 못하는 선발투수가 훨씬 많은 게 KBO리그의 현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데스파이네는 이미 제 몫을 충분히 하고 있다. 이 감독은 “막상 또 6이닝 3자책점은 던져주니 뭐라고 말은 못하겠다. 그래도 꾸준히 잘해주는 선수다”라고 신뢰를 드러냈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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