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공백이 이렇게 클 줄이야…10위 키움, 너무 낯설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4.21 07: 04

6연패, 10위. 키움과 잘 어울리지 않는 숫자들이 따라붙기 시작했다. 4년 만에 6연패에 빠진 키움이 창단 첫 10위로 추락했다. 
키움은 지난 14일 고척 LG전을 시작으로 20일 대전 한화전까지 6연패를 당했다. 16~18일 수원 KT전을 모두 내주는 등 연패가 길어지고 있다. 지난 2017년 9월 이후 4년만의 6연패로 순위가 맨 아래 10위까지 내려앉은 건 창단 후 처음이다. 
15경기밖에 치르지 않은 시즌 초반이지만 투타 전체가 흔들린다. 팀 평균자책점(5.39), 타율(.227), OPS(.650) 모두 리그 최하위. 최다 실책 3위(13개)로 수비 효율 DER(0.659) 수치도 가장 낮다. 공수 모두 무너졌으니 10위 추락은 당연하다. 

경기를 마치고 키움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rumi@osen.co.kr

미국 메이저리그로 떠난 김하성(샌디에이고)의 공백이 생각보다 더 크다. 김하성이 주전 유격수로 뛴 지난해 키움은 팀 OPS 5위(.763), DER 4위(.682)로 공수에서 리그 평균 이상의 팀이었지만 그가 나간 지 1년도 되지 않아 균열이 생겼다. 
김하성에게 주전 유격수 자리를 넘겨받은 김혜성의 부진이 아쉽다. 리그 최다 7개의 실책을 저지르며 수비가 흔들린 김혜성은 타격에서도 타율 2할2푼4리 OPS .600으로 저조하다. 지난 18일 KT전에선 4~5회 실책 3개를 저지른 뒤 6회 타석 때 교체됐다. 경기 후에는 홍원기 감독에게 장문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키움 유격수 김혜성이 삼성 구자욱의 땅볼 타구를 처리하고 있다. / dreamer@osen.co.kr
홍 감독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았는데 본인은 오죽하겠나. 아직 22~23살이고, 우리 팀 미래 전력이다. 이 고비를 넘겨야 한다. 조금 더 힘내자고 격려했다"며 힘을 실어줬다. 20일 한화전에서 김혜성의 타순을 2번에서 7번으로 내려 부담을 덜어줬다. 이날 김혜성은 1안타 1볼넷 멀티 출루에 성공했지만 팀은 3-7로 패하면서 연패를 끊지 못했다. 
키움답지 않은 경기였다. 1회 무사 1,3루에서 한화 선발 닉 킹험의 보크로 선취점을 얻었지만 계속된 무사 2루에서 이정후, 박병호, 데이비드 프레이타스가 범타로 물러나 추가점을 내지 못했다. 점수를 내야 할 때 내지 못한 대가는 3회말 5실점으로 이어졌다. 무사 1,2루에서 포수 박동원이 유장혁의 보내기 번트를 무리하게 3루로 던지다 야수 선택으로 주자를 모두 살려줬다.
이어 정은원의 중전 안타도 2루수 서건창이 잡을 수 있는 타구였지만 글러브 옆으로 빠져나가 실점으로 이어졌다. 견고한 수비를 자랑하던 키움이 아니다. 공격에서도 득점권 10타수 무안타로 찬스를 무수히 날렸다. 이정후와 박병호가 도합 5타수 무안타 침묵. 지난해 팀 내 최다 109타점을 올린 '해결사' 김하성의 공백이 크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키움 포수 박동원이 KT 박경수의 파울 타구에 포구 실책을 범하고 있다. /cej@osen.co.kr
단순히 김하성 한 명이 빠져나간 공백으로만 볼 수 없다. 투수 조상우, 한현희, 이영준, 이승호, 외야수 임지열, 박준태 등 투타에서 부상 선수가 속출했다. 외국인 투수 조쉬 스미스는 2경기 만에 방출되는 등 악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너무 낯선 10위 자리, 그나마 시즌 초반으로 재정비할 시간이 충분히 남았다는 점이 키움에겐 위안거리다. 21일 한화전에 에이스 에릭 요키시를 선발로 내세워 연패 탈출을 노린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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