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킴' 김은정, 세계 무대서 '엄마' 컬링 선수로 서고 싶은 이유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21.04.21 06: 33

김은정(강릉시청)이 다시 세계 무대에 도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은정은 여자컬링대표팀인 강릉시청의 스킵(주장)이다. 경북체육회 소속이었던 지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동료들(김영미, 김경애, 김선영, 김초희)와 함께 은메달을 따낸 주역 중 한 명이다. '영~미'라는 유행어와 함께 전국적으로 컬링 열풍을 몰고 왔던 여자컬링대표팀의 중심이었다. 
하지만 올림픽 이후 연맹 내부의 각종 의혹이 쏟아지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지난해 11월에는 국가대표가 되고도 소속팀 경북체육회와 재계약이 불발되기도 했다. 결국 김은정과 동료들은 나란히 강릉시청 컬링팀으로 이적했다. 

팀킴 주장 김은정이 기자회견중 환하게 웃고 있다. / rumi@osen.co.kr

그 사이 결혼한 김은정은 '엄마'가 됐다. 그리고 2019년 9월 아들을 낳았다. 훈련에 집중해야 할 때는 만 2세가 되지 않은 아들과 떨어져야 한다. 육아와 선수 생활을 병행해야 하는 김은정에게는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이 또 다른 도전이다. 
김은정은 20일 오전 서울 중구 T타워에서 열린 '팀킴' 국제대회 출정식 및 컬링 미디어데이에서 이런 고충에 대해 털어놓았다. 김은정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때는 훈련과 육아를 같이 했다. 하지만 제대로 훈련이 시작되면서 아이와 떨어져야 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은정은 "처음에는 떨어지기 쉽지 않았지만 집중해야 할 때는 어쩔 수 없었다. 팀 훈련에 집중하려고 노력했고 동료들도 도와주고 코치님도 이해해주셨다"면서 "서로 맞춰서 훈련할 수 있었다. 요즘은 거의 컬링에만 집중하고 있다. 가족들과 남편이 전적으로 육아에 신경을 써줘서 가능했다"고 가족과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김은정이 이토록 '엄마 선수'로 활동하고 싶은 이유는 무엇일까. 김은정은 "해외에 나가면 엄마 선수들이 있다. 그런 선수들 만큼 나도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애기를 낳고 육아를 하고서도 이만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면서 "그래서 팀과 우리 선수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싶다. 애기를 낳고도 계속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런 김은정의 진심은 동료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김영미는 "친구이자 직장동료로서 이 친구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운동을 할 때는 애기 생각을 안한다. 컬링에만 집중을 한다. 나도 그런 점을 본 받고 싶다"고 김은정을 칭찬했다. 
팀 킴 김초희와 대한컬링연맹 김용빈 회장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rumi@osen.co.kr
김경애 역시 "저도 곧 서른이다. 미래를 생각할 나이다. 결혼도 하고 애도 낳고 언젠가 내 미래가 될 수도 있겠다 싶다"면서 "훈련 후 육아도 해야 하니 자기 시간이 없어져서 힘들 것 같다. 하지만 애기 얼굴 보면서 힐링을 할 수 있다. 힘든 순간에도 애기 사진을 보고 우리에게 애기 사진을 보내준다. 그러면 우리도 힘이 됐다"고 흐뭇해 했다. 
김은정의 목표가 곧 '팀킴'의 목표다. '팀킴'은 오는 30일부터 5월 9일까지 캐나다 캘거리에서 개최하는 2021 세계여자컬링선수권에 출전한다. 여기서 6강 플레이오프에 올라야 올림픽행 티켓을 확보할 수 있다. 
'팀킴'은 지난 2019년 3월 스코틀랜드 투어 대회 이후 2년 만에 처음 해외 대회에 출전하게 된다. 공식적인 국제 대회는 2018년 3월 세계선수권 이후 3년 만이다. 공백기가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 집중할 생각이다. 
김은정은 "원래는 월드투어나 전지훈련을 다니면서 실전감각을 끌어올린다. 하지만 2년째 해외 투어를 전혀 뛰지 못했다. 국내에서 기본기 위주로 훈련했고 작전과 바뀐 룰을 남자팀과 게임을 하면서 적용했다. 올림픽 때와 비교하면 80~90% 정도 컨디션이 올라온 것 같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이번 세계선수권은 대표팀에게 올림픽 티켓 획득을 위한 중요한 대회다. 동시에 '엄마' 김은정의 인생 목표가 될 수 있는 계기 마련의 장이 될 전망이다. 김은정이 목표가 이뤄지면 동료나 후배들에게 좋은 롤 모델이 될 전망이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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