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점보스는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5차전에서 우리카드 위비를 세트 스코어 3-1로 제압했다.
정규리그 챔피언인 대한항공은 시리즈 3승 2패로 창단 첫 통합우승 대업을 달성했다. 지난 2020-2011, 2016-2017, 2018-2019시즌 정규리그 왕좌를 차지하고도 챔프전 준우승에 그친 아쉬움을 털어냈다. 산틸리 감독이 부임 첫해 대한항공의 오랜 숙원을 해결했다.
최종 5차전까지 달려온 챔피언결정전은 순탄치 않았다. 대한항공은 3차전까지 1승 2패 열세에 처했다. 대한항공 산틸리 감독은 평정심을 잃고 3차전 도중 상대 에이스 알렉스와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코트와 벤치가 전반적으로 어수선해보였다.
그러나 4차전에서 기사회생에 성공했다. 상대 주포 알렉스가 복통으로 빠진 틈을 타 빠르게 조직력을 회복했다. 셧아웃 완승을 거둔 것. 요스바니를 레프트, 임동혁을 라이트로 동시에 기용하는 전략도 적중했다.
5차전에서 같은 작전을 꺼내든 산틸리 감독은 1세트를 먼저 내줬지만, 2세트부터 상대의 잦아진 범실과 요스바니, 임동혁, 정지석 등 주포들의 고른 활약 속 내리 3세트를 따내며 마침내 통합 챔피언에 등극했다. 특급 조커 유광우도 과거 삼성화재 시절 챔피언 세터답게 노련한 경기력으로 우승에 공헌했다. 대한항공은 마침내 징크스를 깨고 창단 첫 통합우승의 숙원을 달성했다.
이 가운데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과 대한항공 산틸리 감독의 신경전이 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는 5차전 경기 개시 시점부터 시작됐다.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이 대한항공 산틸리 감독과 악수를 하지 않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와 관련,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은 본 경기에 앞서 “산틸리 감독과 인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장충에서 열린 지난 4차전에서 우리카드 알렉스가 대한항공 산틸리 감독에게 인사를 했는데 산틸리 감독이 ‘두고 보겠다’라는 말을 했다고 들었다”며 “배구인으로서 그런 식으로 얘기하는 건 아니다. 경기 전에 알렉스를 자극한 것 같다. 오늘 경기 전 산틸리 감독과 악수도 안 할 거다. 인간 같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항공 산틸리 감독과 알렉스는 지난 3차전 경기 도중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그런 후 산탈리 감독이 4차전 경기 전 에이스 알렉스를 자극했고 하필 이 날 알렉스는 급작스러운 복통을 호소하며 경기를 뛰지 못해 결국 완패를 당했다.
경기 전 인사하러 간 선수를 자극한 것에 화가 난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이 이에 항의하기 위해 대한항공 산틸리 감독과의 악수를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
경기 후 대한항공 산틸리 감독은 “절대 기분 상할 만한 말은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도자로 여러 나라에서 생활하면서 이렇게 악수를 거절한 감독은 인생에서 처음”이라고 불만을 표출했다.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 역시 경기 종료 후 패장 인터뷰에서 우승팀에게 흔히 전하는 축하의 말도 없이 시즌 총평과 우리카드 선수단을 향해 고맙다는 말만 짧게 남겼다. 대한항공에 오래 몸을 담았던 신영철 감독이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결국 양 팀 감독들은 적지 않은 앙금을 남긴 채 올 시즌의 문을 닫게 됐다./ rumi@osen.co.kr
▼ 챔피언결정전 5차전 경기에 들어가며 대한항공 산틸리 감독과 악수를 거부하는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
▼ 지난 챔피언결정전 3차전 경기에서 대한항공 산틸리 감독과 충돌했던 우리카드 알렉스
▼ 치열했던 챔피언결정전 5차전
▼ 챔피언결정전 5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창단 첫 통합우승을 차지한 대한항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