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에도 뿔난 산틸리, “감독 생활하면서 악수 거절한 감독은 처음” [인천 톡톡]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04.17 18: 00

대한항공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이 창단 첫 통합우승에도 뿔이 단단히 났다.
대한항공 점보스는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5차전에서 우리카드 위비를 세트 스코어 3-1로 제압했다.
정규리그 챔피언 대한항공은 시리즈 3승 2패로 창단 첫 통합우승 대업을 달성했다. 지난 2020-2011, 2016-2017, 2018-2019시즌 정규리그 왕좌를 차지하고도 챔프전 준우승에 그친 아쉬움을 털어냈다. 산틸리 감독이 부임 첫해 대한항공의 오랜 숙원을 해결.

경기를 마치고 대한항공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이 금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rumi@osen.co.kr

5차전이 끝난 뒤 이틀 전 알렉스(우리카드)와의 신경전과 관련한 산틸리 감독의 입장을 들어볼 수 있었다.
문제의 소지가 될 만한 사건은 장충에서 열린 4차전을 앞두고 발생했다.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은 “알렉스가 산틸리 감독에 경기 전 인사를 하러 갔는데 산틸리 감독이 알렉스를 향해 “두고 보겠다”고 자극을 했다“고 주장했다. 산틸리 감독과 알렉스는 지난 3차전 경기 도중 신경전을 펼친 바 있다
신 감독은 “과연 그게 정답인지 모르겠다. 그것도 경기의 일부라면 이해는 하겠지만, 인사를 하러 간 선수에게 오늘 한 번 두고 보겠다고 말하는 건 아닌 것 같다”며 “경기 전 인사는 좋게 받아줘야 한다. 감독으로서 자질에 의문이 간다. 경기를 이겨야하는 건 맞는데 기본 예의와 한국 정서를 지키면서 이기는 게 가치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힘줘 말했다.
1세트를 따낸 우리카드 알렉스와 대한항공 산틸리 감독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youngrae@osen.co.kr
신 감독은 이어 “나도 대한항공에 4년을 있었지만, 대한항공은 항상 챔프전에 가는 팀이다. 명문 구단에 접어들었으면 코칭스태프도 그게 걸맞은 행동을 해야한다”며 “난 알렉스가 산틸리 감독에 인사를 했다고 해서 엄지를 치켜세웠는데, 감독은 경기 전 자극을 했다. 오늘부터는 산틸리 감독과 악수도 안할 것이다. 인간 같지도 않다”고 강한 불쾌감을 표출했다.
이에 산틸리 감독은 “기사를 통해 접근했다. 오해가 뭔지 이야기하고 싶다. 내가 당사자니까 100% 진실을 말씀드리겠다”고 입을 열었다.
산틸리 감독은 “3차전 당시 1세트가 끝나자마자 알렉스가 이탈리아어로 말을 했다. 그건 나를 겨냥한 것”이라며 “나 역시 이탈리아어로 반응했다. 이런 대화는 사실 배구를 하다보면 있는 것이다. 챔프전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알렉스가 이야기를 했고, 거기에 답변을 한 것뿐이다. 근데 일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음날 복도에서 우연히 만난 알렉스에게 나와 대화할 생각하지 말고 너 플레이를 하라고 했다. 알렉스 기분을 상하게 한 말은 없었다. 그냥 뛸 생각만 하라고 했다. 나한테 말할 생각하지 말고. 이렇게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5차전에 앞서 자신의 악수를 거절한 신영철 감독에게 단단히 뿔이 났다. 산틸리 감독은 “신 감독이 경기 전 인사를 하지 않았다. 누가 잘못한 건지 취재진이 결론을 내려달라”며 “난 외국인이라 주목을 받은 것뿐이다. 감독 생활하면서 어떤 나라든 이렇게 악수를 거절한 감독은 처음이었다”라고 분노했다.
감정을 조금 진정시킨 산틸리 감독은 “선수들이 기다리고 있어서 가보겠다”며 인터뷰장을 떠났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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