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은 몰라요' 이유미x안희연, '박화영' 잇는 비행청소년 보고서(종합)[Oh!쎈 현장]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1.04.06 17: 19

 “이유미가 표현을 되게 잘하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감히 감독님들에게 추천을 드린다.”
이환 감독은 6일 오후 서울 자양동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새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감독 이환, 제공배급 리틀빅픽처스, 제작 돈키호테엔터테인먼트)의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이유미의 연기가 스펙트럼이 넓어서 배우로서 계속 보고 싶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어른들은 몰라요’는 가정과 학교로부터 버림받은 10대 임산부 세진(이유미 분)이 가출 4년차 동갑내기 주영(하니 분)과 함께 유산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달 15일 롯데시네마를 통해 관객들을 만난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10대 비행청소년들의 일탈을 극적으로 담았다. 

‘어른들은 몰라요’는 2018년 개봉한 ‘박화영’과 긴밀하게 맞닿아있다. 이번에도 이환 감독이 각본을 쓰고 메가폰을 잡았는데, 전편에서 덜컥 임신한 가출 학생 세진(이유미 분)이 후속작의 주인공으로 서사를 이끈다.
이날 이환 감독은 “세진이라는 인물을 구상할 때 ‘박화영’ 때와 똑같은 배우가 하는 게 맞지만 ‘어른들은 몰라요’가 ‘박화영2’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같은 인물이지만 완벽하게 다른 영화라고 생각했다. ‘박화영'의 외전 정도가 아닐까 싶었다”라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그러면서 감독은 "여기에 나오는 인물들은 좋게 얘기하면 결핍적, 나쁘게 얘기하면 비정상적이다. 어른도 어른 같지 않고, 10대들도 아이들 같으면서도 결핍이 있다”라고 정의했다. 아역 신햇빛에 대해서는 “햇빛 양이 연기한 세정 캐릭터는 나이보다 훌쩍 커버린 인물이다. 제가 보기에 이 가운데 가장 정상적이고 어른들도 모르는 해답을 세정만 잘 안다고 생각했다”라고 캐릭터를 구축한 과정을 전했다. 신햇빛은 이유미와 외형적으로 닮아 극 중 동생 세정 역할로 캐스팅 됐다.
‘어른들은 몰라요’는 임신한 18세 가출 청소년 세진이 동갑내기 친구 주영을 만나 함께 어른들의 세상을 경험하는 삶을 담았다. 
이환 감독은 ‘박화영’에 이어 다시 캐스팅한 이유미 배우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유미의 스펙트럼이 견고하다. 그녀를 바라보는 데 에너지가 있어서 좋았다”며 “사실 ‘박화영’ 때 세진은 기능적인 캐릭터, 조연에 가까웠다. 제가 원하는 방식대로 찍긴 했지만, 디렉팅하기보다 이유미가 보여주려는 세진의 모습을 담아주는 게 많았다. (완성본을 보니)제가 생각한 게 틀리지 않았다. 감독님들에게 감히 얘기하지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배우라고 생각한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감독은 세진과 주영이 바라보는 세상에 대해 “세진, 주영 캐릭터가 단순히 피해자라고 말할 순 없을 거 같다. 그녀 역시 독단적으로 행동하고 이기적이다”라며 “이 영화를 찍을 당시 낙태의 합법성에 대한 화두가 뜨거웠다. 저도 생각을 해봤는데 답을 못 내리겠더라. 이 영화를 완성할 때까지 답을 못 내려서 관객들과 토의를 해보고 싶었다. 더불어 롱보드의 소재와 버무려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세진 역의 이유미는 “세진이라는 역할을 ‘박화영’에서 했는데 ‘어른들은 몰라요'에서 다시 하게 됐다. ‘박화영’에서도 세진을 좋아했었다. 어느 날 감독님이 ‘세진으로 영화를 찍을 거다. 근데 동생 역할이 있다’고 하시더라. ‘어른들은 몰라요’라는 제목을 보고 세진이라는 캐릭터가 더 궁금해졌다. 제가 어른이라서 세진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면, 제가 세진을 표현해 보고자 했다. 세진이라는 캐릭터를 호기심 어리게 생각을 했던 거 같다”라고 캐릭터를 재회하고 연기로 표현한 과정을 전했다.
세진의 친구 주영을 연기한 하니는 “28년 동안 안희연이 그렇게 살지 않은 데다 연기로도 표현해본 적이 없어서 (비행 청소년의)장면들을 소화하면서 워크샵을 굉장히 많이 했다”라고 맡은 소감을 전했다. 이어 “제가 (EXID의) 계약이 끝나고 미래에 대해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을 때 감독님이 제안을 해주셨다. 그때 연기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지만 ‘제가 이 세상에 좋은 영향을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제가 ‘이 영화가 좋은 영향을 주는 게 맞냐?’고 물었을 때 감독님은 ‘이 영화가 많은 것을 바꿀 수 없겠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씀을 해주셨다. 그래서 저는 다음날부터 워크샵에 임했다”라고 출연한 과정을 짚었다.
이환 감독은 연기로 먼저 활동을 시작했다가, 2013년 단편영화 ‘집’의 연출을 맡으며 감독으로 데뷔했다.
이환 감독은 “‘박화영’을 만들 때도 비슷한 마음이었다. 이번엔 좀 더 보편적인 인물들을 만들어보고자 했다”며 “‘세다'와 비례하는 것은 ‘여리다'라고 생각한다. 센 것을 1차원적으로 보지 말고 그 이면에 여린 인물들의 감정을 느끼신다면 좋겠다. 영화 하나로 세상을 바꾸진 못 하겠지만 지지를 보내주시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이달 15일 롯데시네마 단독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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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리틀빅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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