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찬 잊고 이민호-임찬규는 기다리고…함덕주 있기에 고민 해결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4.05 17: 14

LG 트윈스는 괜히 우승 후보가 아니었다. 투수진의 예비 전력까지 감안하면 투수진의 전력은 더욱 탄탄해질 수 있다. 그럼에도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 고민을 트레이드 하나로 해결했다. 두산에서 합류한 함덕주의 존재감은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다가오고 있다.
LG는 지난 4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지난해 우승팀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첫 경기에서 2-1, 1점 차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타선이 잔루 11개를 남기며 답답한 경기력을 보였지만 투수력으로 NC의 타선을 틀어막았다. 에이스 케이시 켈리(5이닝 1실점)에 이어 6회에 등판한 함덕주는 경기 변곡점의 중심에서 1⅔이닝 3탈삼진 2볼넷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트레이드로 합류한지 열흘 남짓한 기간이었지만 LG의 올 시즌 첫 승의 승리 투수는 함덕주였다.
LG 류지현 감독은 시범경기가 시작되면서 고민거리를 안았다. 류지현 감독은 NC와의 개막시리즈 2경기 선발 투수로 켈리, 이민호를 일찌감치 내정해 놓고 있었다. 그런데 이민호가 허리 통증이 생겼고 회복 속도도 더뎠다. 임찬규가 지난해 피로 누적으로 페이스를 원만하게 끌어올리지 못하던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외국인 투수 앤드류 수아레즈를 당겨쓰지 못했다. 수아레즈도 개막 2연전 이후 6일 수원 KT전에 일찌감치 선발로 결정 짓고 연습경기와 시범경기 스케줄을 짠 상태. 정찬헌 등 다른 대안으로 떠오른 투수들도 마찬가지였다.

6회말 LG 함덕주가 역투하고 있다. /jpnews@osen.co.kr

류 감독은 “원래라면 켈리 이민호가 개막시리즈였다. 그 날짜 맞춰서 켈리-이민호-수아레즈로 준비를 했다. 이민호의 허리가 생각보다 빨리 회복이 안됐다. 건강한 선수였으면 던졌어도 됐는데 이민호는 몸이 건강한 친구는 아니라서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던 상황이었다"며 "선발 4명이 고정된 상태에서 임찬규만 늦어졌는데 구상이 어긋나서 어떻게 조정을 해야할지 고민이었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하지만 함덕주가 트레이드로 합류하면서 류지현 감독의 고민도 모든 것이 해결됐다. 그는 “새로운 선수들을 넣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다행히 함덕주가 합류를 하는 시점부터 다시 준비를 할 수 있게 됐다. 함덕주가 이민호의 자리를 채워주면서 큰 문제가 사라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함덕주가 합류하고 일단 이상영이 5선발로 결정이 되면서 5선발 체제도 꾸려지게 됐다. 김윤식은 롱릴리프로 돌아서서 시즌을 준비한다. 함덕주 한 명으로 이민호와 임찬규의 복귀를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준비를 할 수 있게 됐다. 특정한 복귀 날짜도 못박지 않았다. 두 선수는 이번 주 퓨처스리그 개막과 함께 선발 등판을 계획하고 있는데, 류 감독은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특정 날짜를 정해두지는 않고 퓨처스에서의 투구 내용과 경기력을 보고 1군을 준비하게 할 것이다”고 밝혔다.
아울러, 류지현 감독은 어깨 부상으로 재활하고 있는 차우찬의 존재를 잊고 시즌을 꾸려갈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선발진 인원이 부족하면 부상 중인 베테랑의 복귀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투수에게 민감한 어깨 부상 부위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고, 부상 회복 시간을 길게 보고 있다.
그는 “(차우찬이) 작년에는 FA이기도 하고 시즌을 끝내고 싶은 마음이 컸을 것이다. 하지만 어긋났다”면서 “아직 2군에서 전달 받은 것은 없고 부상에서 돌아올 시기가 안됐다.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재활을 하다가 제자리로 가면 안된다. 어깨 재활 과정이 쉽지 않다고 하더라. 류현진이 특별한 케이스다. 트레이너와 함께 좋은 것을 찾아가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차우찬은 류지현 감독의 구상에 없다. 지난 2017시즌 FA로 합류해 좌완 베테랑 선발 투수에 대한 기근을 해결해줬던 차우찬이었지만 이제는 더 이상 목이 빠지게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역시 함덕주라는 또 다른 경험이 풍부한 좌완 투수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든든한 함덕주의 존재감이 류지현 감독의 여러 투수진 고민들을 해결해주고 있다. /jhrae@osen.co.kr
LG 트윈스가 26일 경기도 이천시 LG챔피언스파크에서 2021시즌을 준비하는 스프링캠프를 차리고 담금질에 나섰다.LG 차우찬이 동료들의 라이브배팅-피칭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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