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없다”vs“학폭 맞다”…한화는 명확한 증거가 없어 난감하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2.21 07: 02

"기억 안 나" 한화 선수는 학폭 부인...폭로자 "사실 맞다" 재반박
배구계에서 야구계로 옮겨붙은 ‘학교 폭력’ 논란이 진실 게임으로 흘러가고 있다. 
사건은 지난 19일 밤 한화 소속 선수에게 초등학교 시절 학폭 피해를 당했다는 글이 SNS에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선수 실명과 사진을 공개하며 폭로했다. 배구계를 쑥대밭으로 만든 학폭 이슈가 야구계로 번지면서 순식간에 논란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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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구단도 즉시 해당 선수와 면담을 가진 뒤 주변인들을 통해 사실 관계 확인에 들어갔다. 선수는 “오래 전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 누군지도 모르는 분”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구단은 선수의 학창 시절 담임 선생과 지인들에게도 해당 사안을 조사했다. 
피해를 주장하는 폭로자와 그가 제안한 증언자에게도 연락을 취했지만 뚜렷한 사실 확인을 못했다. 20일 오후 한화는 ‘현재까지 구단이 얻은 정보로는 사실 여부를 뒷받침할 만한 판단의 근거가 부족하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구단 입장이 나온 뒤 폭로자는 SNS에 반박의 글을 올렸다. ‘아직 당시 담임 선생님과 연락이 닿지 못했다. 현재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이지만 추후 증언이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으니 더 지켜봐야 한다’며 친구의 증언에 대해서도 ‘같은 반이 아니었기에 가해 현장이나 자세한 상황에 대해선 잘 모른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화 측의 공식 입장은 계속 조사 중이지, 무혐의가 아니다. 제가 학창 시절 당했던 폭행과 폭언들은 분명히 있었던 사실이며 해당 선수가 가담했음을 다시 한 번 말하고 싶다’며 선수의 의혹 부인을 반박했다. 
폭로자는 일관되게 피해를 호소하고 있지만 증거가 불충분해 구단도 난감한 상황이다. 주장이 사실로 확인되기 위해선 여러 사람들의 공통된 증언이나 명확한 정황 증거가 있어야 한다. 증빙 자료 없이 증언에만 기대야 해 구단 조사로 진실을 밝히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선수, 학폭이 맞다는 폭로자의 팽팽한 대립.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문제를 오래 끌수록 모두가 힘들어지는 건 분명하다. 사실 규명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죄추정의 원칙 없이 ‘학폭’ 꼬리표가 붙은 선수는 맨정신으로 훈련에 집중하기 힘들다. 
구단도 의혹만으로 선수를 처벌할 수 없는 노릇. 시즌을 앞둔 중요한 시점에서 선수단 분위기도 어수선해질 수 있다. 한화는 ‘학교 폭력에 대해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 명확한 사실 관계 파악을 위해 구단이 가능한 선에서 최선의 노력을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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