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너에게 기회가 왔다” 떠난 경쟁자의 응원, 자신감 100% 충전 [오!쎈 부산캠프]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2.20 16: 29

“‘이제 너에게 기회가 왔다’고 따로 연락이 오셨다.”
지난해 12월, 롯데는 내야수 신본기와 투수 박시영을 KT로 보내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사회복무요원 근무 중인 투수 최건과 2022 신인 2차 3라운드 지명권을 받았다.
내야 전포지션이 가능한 ‘제 1백업’ 신본기가 팀을 떠나면서 롯데 내야진의 백업 경쟁이 시작됐다. 트레이드 당시 성민규 단장은 “배성근, 김민수 등 퓨처스에서 풀타임으로 활약했던 선수들이 이제는 1군에서 기회를 받아야 한다”고 말하며 2군 선수들의 1군 전력화를 예고했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도 내야진 훈련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허문회 감독은 “사실 (신)본기가 가고 불안한 면이 있다. 모험이다”며 내심 불안감을 전하기도 했다.

롯데 배성근이 수비훈련을 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하지만 그 불안감을 지우기 위해 배성근은 2군에서 꾸준히 수련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풀타임 유격수를 소화했다. 68경기 타율 2할9푼4리(255타수 75안타) 4홈런 37타점 0.767의 기록을 남겼다. 일단 수비력 면에서는 가장 먼저 배성근이 비교 우위라는 평가다.
배성근 스스로도 “내 강점은 수비력이다. 연습할 때도 수비에 최대한 할애하려고 한다. 꾸준히 루틴대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1군에서 100% 살아남을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풀타임을 치르며 생긴 자신감이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도 연결되고 있다.
특히 신본기가 트레이드 됐을 때 배성근도 내심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배성근과 신본기는 잠재적인 경쟁자이기도 했다. 한 팀에 있을 경우 누군가는 1군 기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는 “(신)본기 형이 트레이드 됐다는 소식을 듣고 이 기회를 잡아보자고 생각하며 준비했다”고 말했다. 또한, 신본기 역시 자신이 떠난 자리를 배성근이 채울 수 있기를 응원했다. 배성근은 “본기 형이 트레이드 되고 나서 저에게 ‘이제 네한테 기회가 왔다. 잘해봐라’고 따로 연락을 주시기도 했다”고 일화를 얘기했다.
주 포지션은 유격수이지만 2루와 3루 등 전천후 내야 백업이 되기 위해 조언들을 구하며 준비 중이다. 수비 펑고를 받을 때는 유격수는 기본, 3루와 2루를 오가며 훈련하고 있다. 배성근은 “박종호 코치님께서 현역 시절 2루수였다 보니까 2루수 쪽에서 코치님께 질문을 많이 하고 있고 노하우를 받아들이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유격수 딕슨 마차도 역시 배성근에게는 스승이다. 그는 “마차도랑 수비를 하면서 질문도 많이 하는데 오히려 마차도가 나에게 더 가르쳐주려고 한다. 많이 배우고 있다”면서 “급하게 하지 마라고 주로 한다. 저는 빠릿빠릿하게 움직이는 편인데 마차도는 성큼성큼 여유있게 움직인다. 그런 부분을 강조하려고 한다”고 했다.
허문회 감독이 중요시하는 루틴은 지난해 퓨처스 풀타임 시즌을 통해 어느 정도 적립이 됐다. 그는 “스타팅으로 풀타임을 나가다보니 체력 조절 노하우를 터득했다. 매일 경기를 나서니까 불규칙적으로 출장 할 때보다는 오늘 매일 해야 할 것들을 생각했다”며 “루틴도 큰 틀이 있고 미세하게 조정을 하지만 8~90% 적립 됐다고 생각한다. 1군에서 어떻게 적용시키지를 이제는 집중해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아직 거창한 목표는 없다. 그는 “길게 봤을 때는 주전 유격수가 목표다”면서도 “매일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하는 게 목표다. 거창하게 ‘몇 경기 나가겠다’, ‘몇 홈런 치겠다’, ‘수비를 어떻게 하겠다’ 보다 하루하루 꾸준하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차분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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