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를 타고 스포츠 현장을 누볐던’ 천일평 대기자, 16일에 별세
OSEN 홍윤표 기자
발행 2021.02.16 10: 23

[OSEN=홍윤표 선임기자] 스포츠 대기자로 필명을 날렸던 천일평 전 한국일보 기자가 16일 오전 8시께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자택에서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76세.
고 천일평 기자는 1973년 한국일보사에 견습기자로 입사, 이후 한국일보 사회부, 체육부를 거쳐 일간스포츠 체육부장, 야구부장, 편집인, 인터넷 스포츠연예신문 OSEN 편집인, 고문으로 재직하며 50여 년 가까이 체육기자로 활동했다.
고인은 한국일보· 일간스포츠 합동취재단으로 출장갔던 1984년 LA 올림픽 대회 폐막 직후인 8월 16일 미국 네바다주 데스벨리에서 선임 탑승했던 차량이 전복되는 바람에 흉추 10번 이하 척수 장애로 하반신이 완전마비, 6개월 남짓 사경을 헤매다가 가까스로 살아났다.

지난 2013년 12월 2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렸던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협회의 '제1회 프로야구 은퇴선수의 밤' 행사에서 이순철 회장이 천일평 OSEN 편집인에게 공로패를 전하는 모습. /jpnews@osen.co.kr

고인은 초인적인 재활로 그나마 ‘휠체어를 탈 수 있게 되자’ 신문사로 복귀, 불굴의 의지로 기자 생활을 이어갔던 일화로도 유명하다. 고인은 신문사로 돌아온 첫날 후배들 앞에서 휠체어를 탄 채 “나는 오늘 당장 야근도 할 수 있다”고 선언, 주위를 놀라게 했다.
서울고 재학 시절 야구선수 생활도 잠깐 했던 고인은 특히 야구기자로 현장을 누비며 ‘야구장 가는 길’, ‘야구장 사람들’ 같은 기명 칼럼으로 야구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까지도 현장을 떠나지 않고 글을 계속 썼던 고인은 『한국야구사』(1999년 대한야구협회, 한국야구위원회 공동 발행)를 유홍락, 이종남 기자와 함께 공동으로 집필했고. 장애인들의 애환과 사회적인 관심을 촉구하는 칼럼집 『눈 가리고 아웅 하니 자식 키우기 힘드네』(2009년 장애인신문 발행)를 펴내기도 했다. 1988년에는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고인의 빈소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유족은 부인 황혜옥 씨와 아들 동우(민엔지 상무), 딸 유진(닥터정이클래스 원장)씨가 있다. 발인은 18일 오전 9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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