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이 야속했던 ML 시장…“내가 끝나니까 다들 계약 하더라” [오!쎈 창원캠프]

[OSEN=창원, 김성락 기자] 10일 오전 NC 다이노스가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2021 스프링캠프 훈련을 가졌다. NC 나성범이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ksl0919@osen.co.kr
30일이 야속했던 ML 시장…“내가 끝나니까 다들...
[OSEN=창원, 조형래 기자] “30일이 이상하게 너무 짧게 느껴졌다. 근데 데드라인이 지나고 다들 계약을...


[OSEN=창원, 조형래 기자] “30일이 이상하게 너무 짧게 느껴졌다. 근데 데드라인이 지나고 다들 계약을 하더라.”

NC 다이노스 나성범(32)은 지난 겨울, 오랫동안 꿈꿔왔던 메이저리그 무대의 문을 노크했다. 대졸 7년차로 포스팅시스템 신청 자격을 취득했고 구단의 협조 하에 미국 도전에 나섰다. 일찌감치 메이저리그의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를 협상 대리인으로 선정하고 차곡차곡 미국 진출을 준비했다. 나성범의 나이, 수비력, 그리고 무릎 부상 이력 등 단점들이 불거졌지만 나성범이라는 선수 자체의 브랜드와 재능은 이미 메이저리그에서도 익히 알려져 있었다.

나성범은 미국 동부시간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10일 오전 8시, 포스팅 공시가 됐고 1월 9일 오후 5시까지 협상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렇다 할 루머조차 나오지 않았다. 미국 프리에이전트 시장이 워낙 더디게 흘러간 까닭이었다. 메이저리그의 시장 상황은 대형 FA 선수들 위주로 움직인다. 그러나 대형 선수들의 행선지가 결정되지 않았다. 중소 FA들의 계약 진척은 더뎠다. FA 자격이 아닌 30일의 협상 기간이 있었던 나성범의 입장에서는 불리해도 너무 불리한 시장 상황이었다.

또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리그 정상 개최 여부도 당시에는 확정되지 않았고 세부적인 규정도 당시에는 합의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지명타자/외야수 자원으로 평가 받은 나성범에게 이 상황은 결정적이었다. 지난해 단축시즌처럼 양대리그 모두 지명타자 제도를 시행한다고 결정했을 경우 나성범은 보다 폭넓은 선택지를 가질 수 있었다. 결국 나성범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나오지 않았다.

미국 현지로 넘어가 개인 훈련을 하면서 희소식을 기다렸지만 기대했던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그는 “확률은 어차피 반반이었다. 계약이 되면 좋은 것이고 안 됐어도 NC로 돌아와서 야구를 계속 할 수 있으니까 편안한 마음이었다. 도전 할 수 있는 기회 자체를 가진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도전이 무산된 뒤 속은 당연히 쓰라릴 수밖에 없었다. 그는 “출국할 때는 솔직히 ‘무조건 갈 것이다’, ‘갈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면서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지만 결과가 나왔을때 티는 내지 않았지만 당연히 아쉽고 기분이 안좋았다”고 당시의 속내를 털어놓았다.

나성범 입장에서는 역시 시장 상황이 야속하다. 그는 “계약에 대해 어떤 얘기들이 오갔는지는 몰랐다. 하지만 에이전시 측에서도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았다고 얘기하더라”면서 “나는 데드라인이 있는 선수였고 대형 FA나 다른 선수들은 여유가 있었다. 그리고 나의 데드라인이 끝나니까 다들 계약을 하더라”며 허탈하게 웃었다.

실제로 나성범의 포스팅이 마감된 이후에야 조지 스프링어(토론토), DJ 르메이휴(뉴욕 양키스) 등의 대형 FA 선수들이 속속 계약에 성공했고 이후 중소 FA 선수들의 계약에도 불이 붙었다. 그는 “이상하게 30일의 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졌다. 왜 하필이면 30일이라는 기간 때문에…기간이 조금만 길었더라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랐을텐데 아쉬움이 크다”며 거듭 당시의 속상함을 표현했다.

일각에서는 NC의 창단 첫 시즌 2군에서 보낸 2012년과 무릎 수술로 시즌 아웃된 2019년, 2년의 시간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그는 “주위에서 그런 얘기들을 하긴 하시더라. 2군 시간이 인정돼서 1년이 당겨지고 다치기 전에 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긴 한다”면서 “그런데 하나하나 다 따지면 우승을 못해봤을 것 같기도 하다. 그냥 제 운이라고 생각한다”고 되돌아봤다.

포스팅이 무산된지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마음도 추스리고 다시 팀의 왕조 구축에 힘을 보태려고 한다. 그는 “당시에는 서운하고 아쉬움이 컸지만 지금은 재밌고 즐겁게 야구를 하려고 한다. 기죽을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도전 기회 자체에 감사하다”며 “지난해의 기쁨을 다시 한 번 누리기 위해 자만하지 않고 자신있게 더 높은 곳을 향해서 도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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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11 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