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재벌’ 신세계-롯데, 야구판 신라이벌? ‘돔구장’ 경쟁 벌이나

[사진]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롯데 그룹 신동빈 회장 / OSEN DB, 신세계그룹 홈페이지
‘유통 재벌’ 신세계-롯데, 야구판 신라이벌?...
[OSEN=조형래 기자] 유통 라이벌들의 야구판 대전의 막이 열린다. 이 과정에는 야구계의 숙원 사업 중 하나인 돔구장...


[OSEN=조형래 기자] 유통 라이벌들의 야구판 대전의 막이 열린다. 이 과정에는 야구계의 숙원 사업 중 하나인 돔구장 추가 건설도 포함돼 있다.

신세계 그룹이 SK 와이번스 야구단을 인수하며 야구판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이미 야구판에 들어와 있던 ‘유통 라이벌’ 롯데와의 본격적인 대결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신세계의 야구단 인수가 되자마자 롯데와의 대결 구도를 떠올리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국내 유통 업계의 양대 산맥인 신세계와 롯데다. 두 그룹의 사업 영역은 대부분 겹친다. 유통의 상징과도 같은 백화점을 비롯해 대형 마트, 복합 쇼핑몰, 편의점, 면세점 그리고 식품 등의 분야에서 최고 자리를 다투고 있다. 고지 다툼에서 1,2위가 매번 바뀔 만큼 두 그룹 간의 스파크는 강하게 튀기고 있다. 연고지 역시 국내 최대 항구도시를 다투는 인천과 부산을 본거지로 두고 있다. 대결 구도 형성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일단 신세계는 지난해 스타필드의 성공적 확장과, 지난해 SSG닷컴 등 e커머스 분야에서의 연착륙으로 역대급 매출을 기록했다. 정용진 부회장은 이를 발판으로 야구를 활용한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확장에 의욕적이다. 코로나 시국으로 유통 업계에 ‘뉴 노멀’ 시대가 찾아왔고 주 타겟층인 2~30대 젊은층은 야구와 교집합을 이루는 것에 착안해 야구장에서 야구 뿐만이 아니라 쇼핑과 외식, 여가시간을 모두 즐길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센터’를 구축하는 것이 정 부회장의 큰 그림이다.

가장 유력한 방안은 오는 2024년 완공되는 스타필드 청라 인근에 돔구장을 짓는 것. 연고지인 인천 내에 위치해 있고 다목적 돔구장을 건설해 ‘라이프스타일 센터’라는 정용진 부회장의 구상을 현실화 할 수 있는 부지도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 그룹은 “프로야구 1000만 관중 시대를 야구 팬들과 함께 만들어가기 위해 팬과 지역사회, 관계기관의 의견을 수렴하여 장기적으로 돔을 포함한 다목적 시설 건립을 추진하는 등 인프라 확대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고 밝히며 대대적 투자를 예고했다.

야구계에서는 고척스카이돔의 기형적 탄생에도 불구하고 활용도에 대해서는 모두 인정하고 있다. ‘그저 뚜껑만 덮어놓은 야구장’이라는 비아냥도 있지만 장마, 강추위 등 시즌 중 날씨 변수들을 차단하며 쾌적한 환경에서 야구를 할 수 있는 장점은 부인할 수 없었다. 실제로 야구계에서는 키움의 최근 호성적의 이유로 고척돔 홈 어드벤티지를 꼽고 있다. 순위싸움이 한창 펼쳐지는 여름에 무더위를 피하며 시원한 환경에서 최상의 경기력을 펼쳤다는 것. 또한 지난해 코로나 시국으로 ‘겨울야구’가 불가피했던 상황에서 고척돔의 존재로 ‘버블’ 포스트시즌을 개최해 시즌을 무사히 완주할 수 있었다. 야구 뿐만 아니라 비시즌 콘서트를 비롯한 대형 행사들을 유치해 흑자 구조를 유지할 수 있는 것도 돔구장의 장점으로 꼽힌다.

돔구장의 활용도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실정에 돔구장이 많을 필요가 있냐는 시선도 존재한다. '어느 도시에 어떤 기업이 두 번째 돔구장을 선점하느냐'가 대결의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 이 지점에서 낙후된 사직구장으로 신구장 건설이 절실해진 롯데와 부산시와 또 다른 대결 구도가 형성된다.

롯데는 현재 사직구장 리모델링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그동안 부산시의 미온적이면서 강압적인 자세로 리모델링마저 여의치 않아졌다. 선거 시즌마다 신구장 건설, 다목적 돔구장 건립 등의 공약이 난무했지만 공염불에 불과했다. 롯데 입장에서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한때 현재 개발 중인 북항 부지에 돔구장을 포함한 신구장 건설 희망이 부풀었지만 이마저도 무산됐다. 롯데 역시 북항 부지를 활용해 복합쇼핑몰, 백화점, 호텔을 한 자리에 모아 복합 스포츠 컴플렉스 건설을 꿈꿨지만 특혜시비에 휘말릴 수도 있다는 부담 속에서 구상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또한 해양수산부 소유인 북항 부지 매입에만 5000억 원에 달했다. 복합 스포츠 컴플렉스를 차치하고 야구장 건설만을 위해서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현재로서는 기존 사직구장 부지가 최적의 신구장 대안인 가운데 올해 4월 열릴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돔구장 신축 이야기는 들려오고 있다. 몇몇 후보들이 야구계에 야구장 관련 공약을 위해 자문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만약 구장 관련 공약을 이행한다고 하더라도 신구장 건설의 방향이 돔구장이 될지 야외구장이 될 지에 대한 방향성을 정하고 부지 타당성 평가 등을 거쳐야 한다. 속도전을 펼칠 수 없는 환경이다. 또한 올해 부산시장 선거 향방을 가를 최대 현안으로 가덕신공항 추진 여부에 초점이 맞춰진 상황에서 야구장 이슈는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다분하다.

만약 롯데 그룹 입장에서도 만약 돔구장 이슈마저 신세계 그룹에 선점 당할 경우 유통 라이벌로서의 그룹 자존심에 타격을 입을 전망. 프로야구 원년 멤버지만 성적을 비롯해 인프라 구축 등에서 적극적이지 않았던 과거의 행보들이 부각되며 비판을 받을 가능성도 높다.

이미 지난해 롯데ON 등 e커머스 사업에서도 처절한 실패를 절감하며 이마트, 스타필드, SSG닷컴 등을 위시한 신세계에 밀렸다. 신세계가 트렌드 세터를 자청하며 혁신을 망설이지 않았고 업계의 위상을 끌어 올렸다. 그 사이 롯데는 보수적인 기업문화가 발목을 잡으며 시대 흐름에 뒤쳐지고 있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롯데는 신세계가 야구판에 뛰어들며 선전포고를 한 이상 롯데도 그룹 차원에서 돔구장 등 대대적인 투자로 신세계의 선점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올 수도 있다. /jhrae@osen.co.kr

[OSEN=고척, 지형준 기자] 고척돔 한국시리즈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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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8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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