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와 롯데의 아름다운 마지막 동행은 가능할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1.27 07: 02

구단의 20여 년 역사를 관통해 온 프랜차이즈 스타와의 아름다운 마지막 동행은 가능할 수 있을까. 
오는 2월 1일 스프링캠프 시작을 앞두고 있지만 이대호의 계약 소식은 여전히 들려오지 않는다. 지난해 11월 28일, KBO가 프리에이전트(FA) 자격 선수 명단을 공시한지 꼬박 두 달의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협상은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롯데에 청춘을 바친 이대호가 추구하는 가치와 애정, 롯데가 평가한 과거의 성적과 미래 가치에서 괴리가 쉽게 좁혀지지 않는 듯 하다. 계약 조건의 문제로만 단정 짓기에는 복잡한 지점들이 존재한다.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까지 몇 차례 협상을 이어가고 있고 조금씩 이견을 좁혀가고는 있지만 협상의 잠재적인 데드라인인 2월 1일 스프링캠프 시작 전까지 도장을 찍을지는 미지수다. 편견의 시선을 갖고 바라봐서는 안되지만, 그렇다고 진행 상황이 긍정적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어색하다.

7회초 1사 주자 2,3루 롯데 이대호가 좌월 재역전 스리런 홈런을 날린 후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 rumi@osen.co.kr

지난해 타율 2할9푼2리 20홈런 110타점 OPS .806이라는 클래식 스탯은 준수하지만 KBO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가 측정한 세이버 매트릭스 스탯인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 2.69와 wRC+(조정득점생산력) 93.8라는 기록은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그럼에도 현장의 생각은 이대호는 여전히 필요한 선수라는 것. 한 선수는 "여전히 우리 팀에서 차지하는 존재감은 크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단 ‘아름다운 마지막 동행’이라는 대명제를 좇는 것은 양 측이 교차하는 지점이다. 롯데의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구단 역사의 여러 페이지를 차지하게 될 이대호의 마지막 바람은 롯데 유니폼을 입고 우승을 하는 것이다. 우승이라는 목표를 차치하고서도 롯데 유니폼을 입고 선수 생활을 마무리 하는 것이 이대호의 바람이다. 이대호에게 선택지는 오로지 롯데 뿐이다. 과거 일본과 미국 무대에서 활약하고 4년 150억 원이라는 계약을 맺을 때나, 지금이나 한결 같다. 이대호에게 롯데는 고향팀, 소속팀 그 이상의 가치를 갖고 있다.
롯데 성민규 단장 역시 합리적인 운영을 기조로 하되, 프랜차이즈 스타가 갖고 있는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FA 협상과 관련해서는 일관되게 노코멘트를 유지하고 있다. 과거 구단을 대표하는 스타들과 불필요한 잡음으로 끝맺음이 어색했던 것을 충분히 머릿속에 담고 있다. 프랜차이즈 스타를 홀대했던 과거의 아픈 역사를 반복하지 않고 롯데 구단의 역사를 지켜가겠다는 의지는 다분하다. 이러한 양 측의 생각이 맞아떨어진다면 양 측이 원하는 아름다운 마무리도 가능할 전망이다.
스프링캠프 시작까지는 이제 단 5일, 과연 롯데와 이대호는 이 시간 안에 합의점을 도출하고 웃을 수 있을까. /jhra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