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용의 『만화와 시대정신: 1980~1999』, 만화를 통한 시대정신 읽기
OSEN 홍윤표 기자
발행 2021.01.26 10: 31

[OSEN=홍윤표 선임기자] 만화 전문 기자로 필명을 날렸던 장상용 만화연구가가 『만화와 시대정신: 1980~1999』를 펴냈다. 이 책은 그의 『만화와 시대정신: 1960~1979』(2013년)에 이은, 만화를 매개로 한 시대정신 탐구 작업의 후속편이다.
『만화와 시대정신:1980~1999』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만화규장각지식총서 27번째로 발간됐다. 이 나라의 암울했던 1980년대와 1990년대의 사회·정치·경제·문화적 시대상과 만화를 연결 지어 독창적으로 분석한 책으로 첫 번째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큰 흐름 속에서 그 시대의 만화가와 만화가 태어날 수밖에 없는 필연성을 짚어냈다.
저자는 “이 시기는 비록 암울한 시대였지만 삶의 희망이 돋아난 시기였고, 우리 만화 역사상 가장 매력적인 시기이기도 했다”고 주장한다.

장상용 만화연구가는 “1980, 1990년대는 대본소(만화가게)로 독자가 몰리고, 수많은 신문과 만화잡지에서 볼 만한 작품이 넘쳐났다”면서 “집에서는 교과서 밑에 만화책을 깔고 보던 내가 동시대 만화 목격자로서 글을 쓰는 것은, 후세 만화연구가들이 이 시대를 살피는 글과는 결이 다를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상무, 허영만, 이현세, 김수정, 박봉성, 김철호가 인기 다툼을 했고, 고우영, 강철수, 이향원, 방학기, 장태산, 이우정, 신문수, 박수동, 이정문, 윤승운, 이두호, 김동화, 이진주, 이재학, 하승남 등이 팬들을 몰고 다녔던” 이 시대를 읽어낸 저자는 “그들의 시대, 만화 인생, 작품들이 이 책 속에서 뼈와 살과 피가 되어 녹아 있다.”고 설명했다.
『만화와 시대정신:1980~1999』은 만화라는 프리즘을 통과한 시대정신을 살핌과 아울러 만화 창작자들의 인물을 독특한 시각과 필치로 유려하게 그려낸다.
무엇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직선과 곡선, 각인효과, 백두산 호랑이, 장막의 해체, 너를 깨뜨려야 내가 산다, 애마부인과 협객, 공장의 탄생, 스포츠신문과 만화 전쟁, 을(乙)의 슬픔, 아파트 키드와 반항아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야후 종족의 멘붕, 교실 이데아, 소녀, 세계를 꿈꾸다’ 따위 14개 열쇠 말을 주제로 삼아 만화와 시대정신을 탐구하고 풀이해놓았다.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러시아 문학을 전공했던 장상용 만화연구가는 “이야기가 주는 매력에 푹 빠져 살았다. 문학과 신화의 플롯에서 인간사의 희로애락을 읽어내는 재미와, 만화의 기상천외한 스토리텔링에서 판타지를 느꼈다”면서 만화에 대한 그 자신의 열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2007년 ‘제1회 코레일 만화 공모전’ 만화스토리 부분에서 입상했고, 『일간스포츠』에 연재된, 연예부 기자의 좌충우돌 취재기를 코믹하게 담은 만화 ‘주르날라리아’의 스토리도 썼다.
그는 또한 ‘아색기가’, ‘대털’, ‘신의 가면’, ‘식스센스’, ‘플루타크 영웅전’ 같은 히트작을 기획하는 등 다양한 재능의 소유자다. 그는 만화의 무한상상력과 스토리텔링이 CEO들에게 고부가가치의 아이디어는 물론, 조직을 성공으로 이끄는 경영의 지혜를 선물한다고 믿는다.
장상용 만화연구가가 지은 책으로는 『나는 펜이고 펜은 곧 나다: 한국 만화가들의 감동적인 인생 이야기』, 『프로들의 상상력 노트』, 『서울 도심에서 만나는 휴식, 산책길』, 『사랑책』, 『장상용의 만화와 시대정신: 1960~1970』 등 여러 권이 있다.
그는 『만화와 시대정신:1980~1999』 머리글에서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만화와 시대정신의 세 번째 시리즈인 ’2000~2019‘, 마지막 네 번째 시리즈인 ’1940~1959‘를 완성하고 싶다”고 저작 작업의 계획을 밝혔다. 그의 탐구 정신이 어디까지 뻗칠지, 벌써 그의 후속편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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