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치부심’ 한동민, 발목 잡은 두 번의 부상…”좀 늦어도 확실하게” [오!쎈 인터뷰]
OSEN 홍지수 기자
발행 2021.01.20 13: 02

SK 와이번스 외야수 한동민(32)이 이를 악물었다. 해마다 비시즌 때면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지난 시즌에는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시즌 개막 후 5월에는 좋았다. 타율 3할1푼7리 6홈런 12타점을 기록했다. SK’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2018년 버전’ 한동민(타율 .284, 41홈런, 115타점)이 돌아온 듯했다. 
주춤했던 2019년의 기록, 타율 2할6푼5리 12홈런 52타점 부진도 말끔히 씻어버릴 기세였다. 그런데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5월 24일 KIA 타이거즈와 경기 도중 파울 타구에 자신의 오른쪽 정강이를 맞았다. 생각보다 공백이 길어졌다. 

SK 주축 외야수 한동민.

한동민은 가까스로 7월에 돌아왔다. 그런데 ‘감’을 잃었다. 그러다 9월 8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그는 시즌 두 번째 부상을 입었다. 수비 도중 왼쪽 엄지손가락 인대 파열로 한동민은 그만 2020시즌을 접어야 했다.
누구보다 아쉬움이 큰 한 해를 보낸 한동민은 수술을 받고 열심히 재활을 했다. 해마다 한동민을 향한 기대치에 부담이 있었으나, 이마저도 이제는 받아들이고 있다. 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조바심을 내지 않으려고 한다. 조금 늦더라도 안 좋은 기운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차근차근 시즌을 준비하고자 한다. 
한동민은 새로운 마음가짐에 등번호도 바꿨다. 깜짝 놀랄 결정이었다. 한동민은 경성대 시절 1학년부터 3학년 때까지 35번을 달았다. 2012년 SK 입단 때에는 95번을 받았다가 2013년 62번으로 교체했다. 한동민이 프로 2년 차부터 물려받은 62번은 레전드 박재홍(48)의 등번호였다. 그는 “좋은 기억도 있지만 뭔가 알 수없는 무게와 중압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제 그는 훌훌 털고 2021시즌 펄펄 날 준비를 하고 있다. 다음은 한동민의 일문일답.
 - 캠프 준비는 잘 되어가는가
▲ 바쁘게 지내고 있다. 수술을 받은 이후 강화도에서 재활을 하고 있었다. 재활조에 속해 나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소화하고 있었다.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운동을 했다. 그 전에는 보강 운동이 전부였다면 몸 상태에 맞는 프로그램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12월부터는 방망이를 잡았다.
 - 재활 상황은 어떠한가
▲ 단계적으로 차근차근 나아가고 있다. 지금은 티배팅 80~90% 정도다. 프리 배팅은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 2월 1일 캠프에 맞춰보려고 했지만 엄지 손가락 상태도 아직 좀 그렇고, 날씨도 좋지 않아 프리 배팅 시기가 늦어졌다. 다음 턴에 배팅을 시작할 것이다. 몸 상태를 잘 확인하면서 강도를 올리려고 한다. 
 - 지난해 두 번의 부상, 아쉬움이 클텐데
▲ 지금까지 해마다 발목을 잡은 게 부상이었다. 그래서 너무 앞만 보지 않고 멀리 보려고 한다. 길게 할 수 있도록 목표를 설정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지금 재활 기간에 조바심 나지 않도록 차근차근 재활 단계를 밟고 있다. 
 - 무엇에 쫓겼는가
▲ 내 자리를 확실히 잡은 시기가 있었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지금 내가 외야 한 자리를 확실히 잡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간 압박이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기회가 줄어줄 수 있다고 생각하고, 내가 경기에 나가서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이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시간이 좀 늦어지더라도 확실하게 몸을 잘 만들고 가는 게 낫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 2월 1일 캠프 때 맞춰서 다 회복할 수 있는가
▲ 완벽한 몸 상태로 무엇이든 100% 소화할 수 있는 시기는 다소 늦어질 듯하다. 모두 2월 1일 캠프 시작에 맞춰서 비시즌 동안 많은 땀을 흘리며 운동을 하는데,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1월 14일 제주도로 먼저 와서 운동을 하는 중이다. 제주도로 오기 전 병원 검진을 받았는데 수술 받은 부위가 아직 덜 아물었더라. 상처는 언젠가 다 아물테지만, 일단 페이스 조절을 하면서 운동을 하고 있다.
-건강하다면…매년 큰 기대를 받는다
▲ 부담으로 느낄 때가 있었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나에게 관심을 주는 만큼 기대가 큰 법이다. 내가 부상을 입어 이탈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게 보는 시선도 있을텐데 어쩌겠는가. 내 숙제다. 잘 이겨내겠다. 지난해 큰 부상을 입었고 시즌을 사실상 통째로 날렸다. 전화위복이 필요한 시점이다. 올해 좋은 일이 있지 않을까. 시작과 끝이 모두 좋도록 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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