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이 콕 찝은 MVP' 최원준, "전력 유출로 위기? 저만 잘하면 돼요" [오!쎈 인터뷰]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21.01.19 17: 12

생애 첫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하고 맞이하는 새로운 시즌. 최원준(27・두산)이 한 뼘 더 자란 책임감으로 시즌 맞이에 돌입했다.
지난해 두산 베어스는 유독 선발진에 공백이 많았다. 이용찬이 시즌 개막 후 한 달 뒤 팔꿈치 수술으로 이탈했고, 시즌 중반에는크리스 플렉센이 발등에 타구를 맞아 골절 부상을 당했다. 선발 공백 한 차리를 안정적으로 채운 건 최원준이었다.
최원준의 시즌 출발은 롱릴리프였다. 그러나 선발로 자리를 옮긴 뒤 18경기에서 9승 2패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하면서 선발 한 축을 든든하게 지켰다. 여기에 구원승 1승까지 더해지면서 생애 첫 두 자릿수 승리로 시즌을 마쳤다.

최원준은 "작년에는 정말 좋은 경험을 한 거 같다. 초반에 좋지 않았다. 그러다가 중반부터 좋아지면서 10승이라는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올해 시즌을 준비하면서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시즌 내내 좋은 활약을 펼쳤던 그였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기세를 잇지 못했다.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는 두 경기에 구원 등판해 2⅔이닝 1실점으로 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선발로 나선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2⅔이닝 1실점으로 흔들렸고, NC 다이노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는 선발과 구원 각각 한 차례씩 나와 2⅔이닝 3실점, ⅓이닝 1실점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최원준은 "포스트시즌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준플레이오프 때는 좋았는데, 플레이오프부터 아쉬웠다. 시즌 때는 멋도 모르고 대체 선발로 나갔는데, 아무래도 3선발이라는 중책을 주셔서 책임감이 앞섰던 거 같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그는 "내 실력이 그 정도였던 거 같다. 올 시즌 부족한 부분을 채워서 올해 한국시리즈에 가서 잘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김태형 감독은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서 보여준 최원준의 모습에 대해 "상대 타자와 기싸움이 전혀 안됐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감독의 '독설'에 최원준은 "내가 못했기 때문에 인정한다"고 답했다. 이어 "사실 말씀 안해주시면 더 마음이 불편하고 눈치가 보이는데 말씀을 해주셔서 오히려 더 감사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감독님께서 시즌 초반 좋지 않았을 때 많은 말씀을 해주시면서 기회를 꾸준히 주셨다. 롱릴리프로 기회도 주시고 중요한 상황에서도 내보내주셨다"라며 "아마 1,2군을 계속 왔다갔다하면 이 성적이 나오지 않았을 거 같다. 그동안은 2군에 내려가면 안 된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고비를 넘긴 뒤 편하게 야구를 할 수 있어 성적이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비록 가을야구에서는 냉정했던 김태형 감독이었지만, 마지막 경기를 마친 뒤에는 "MVP는 최원준"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최원준은 "사실 그 기사를 늦게 봤다. 2019년 우승해서 좋았는데, 아무래도 우승을 못해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라며 "못했던 만큼 그런 말씀을 해주시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감사드린다"고 이야기했다.
2020년 시즌 종료 후 두산은 최주환(SK), 오재일(삼성)이 떠나면서 2021년 위기를 맞이했다는 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최원준은 "그래도 (오)재원 선배님이 중심을 잡아주시는 만큼, 큰 문제는 없을 거 같다"라며 "다만, 내가 가장 큰 걱정이다. 작년 초반 부진했다. 선발로 출발하게 되면 작년처럼 부진하면 안 된다. 잘할 수 있도록 신경쓰겠다"고 강조했다.
다가오는 시즌에 대한 목표로는 "항상 체력적인 문제나 부상이 있었으니 몸 관리를 잘하겠다. 꾸준히 웨이트를 하고 있고, 시즌 막바지 골반이랑 허리가 좋지 않아서 근육 강화를 하고 있다. 체력 보강도 충실하게 하고 있다"라며 "선발 경쟁에서 기회를 받게 된다면 끝까지 부상없이 하고 싶다. 만약 선발로 나서게 된다면 승리보다는 정규이닝을 모두 채우고 싶다"고 눈을 빛냈다.
최원준은 "코로나19 때문에 캠프도 국내에서 하니 더 잘 준비하겠다. 특히 전력 유출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만큼, 선배들을 잘 따라서 다시 한 번 정상에서 웃는 날이 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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