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논거 자료 제출' 주권-KT, 무엇을 강조했을까 [오!쎈 이슈]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21.01.18 16: 02

10년 만에 소환된 연봉 조정위원회. 과연 선수와 구단은 무엇을 강조했을까.
주권(26・KT)은 지난 11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연봉조정을 신청했다. KT는 지난해 1억 5000만원을 받은 주권에게 7000만원 인상된 2억 2000만원을 제시했고, 주권은 2억 5000만원을 요구했다. 3000만원 차이는 결국 좁혀지지 않았고, 둘은 연봉 조정위원회의 판단에 맡기기로 했다.
연봉 조정위원회가 마지막으로 열린 건 2011년 이대호와 롯데로 당시에는 구단의 승리로 끝났다. 역대 연봉 조정위원회는 총 20차례 열렸고, 2002년 류지현(현 LG 트윈스 감독)과 LG 구단의 연봉 조정이 유일한 선수 승리로 남아있다.

주권은 지난 2년간 KT의 필승조로 활약하며 투수 '고과 1위'를 차지했다. 2019년 71경기에 나와 75⅓이닝을 소화해 6승 2패 2세이브 25홀드 평균자책점 2.99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77경기에 나와 70이닝을 소화, 6승 2패 31세이브 평균자책점 2.70의 성적을 남겼다. 구원투수로 2년 연속 70이닝 이상을 소화한 투수는 주권이 유일하다.
KT 역시 주권의 지난 2년 간 활약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만, KT는 팀 내 연봉고과 산정 시스템을 이용해 나온 금액인 만큼, 형평성을 고려해 더이상 상승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KT 측은 주권의 등판 상황 등에 대해 세부적으로 분석해 자료를 만들어 제출할 예정이다.
KT를 비롯한 많은 구단들은 저연봉 선수들에게 비교적 후하게 인상을 해오기도 했다. 주권 역시 2019년 6300만원에서 138% 상승한 1억 5000만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고액 연봉자일수록 활약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고, 자연스럽게 상승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팀 연봉 구조를 설명할 가능성이 높다.
주권 측 역시 마지막까지 신중하게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시즌 초반 '또권(또 주권)'이라는 별명이 나올 정도로 많은 경기에 나왔던 부분과 접전 상황에 나갔던 부분 등에 대해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주권의 에이전트인 강우준 MVP 스포츠 대표는 "기록이나 통계 등을 풍부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야구 관계자는 "불펜 투수의 경우 선발과 마무리와 달리 스페셜리스트 개념이 크다. 선수의 장점을 최대한 고려해서 상황에 맞춰서 나가는 만큼, 고과 산정에 있어서 다소 박한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KT도 이 부분에 있어서 어느정도 공감하며 "불펜 고과 시스템에 대해서는 어느정도는 재정비할 생각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의 연봉 시스템이 잘못됐다는 뜻은 아니었다. 다만, 그동안 팀이 성장 위주로 '동기부여' 측면을 어느정도 반영해 연봉협상을 진행한 부분이 있다면, 지난해부터 성적이 나는 만큼, 이에 맞게 손질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주권과 KT 측은 18일 오후 6시까지 연봉 산출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아울러 연봉조정은 신청 마감일(11일)로부터 열흘 이내(공휴일 제외)에 마무리 지어야 하는 만큼, 25일까지 마무리돼야 한다.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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