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각심 없는 불법 도박, 중・고교 전수 조사 필요하다 [오!쎈 이슈]

[사진] 정현욱(우)-권기영(좌) / OSEN DB, 두산 베어스
경각심 없는 불법 도박, 중・고교 전수 조사...
[OSEN=이종서 기자] 어린 유망주가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꿈을 잃게 됐다. 시작은 ‘학창...


[OSEN=이종서 기자] 어린 유망주가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꿈을 잃게 됐다. 시작은 ‘학창 시절’이었다.

두산 베어스는 지난 13일 투수 정현욱(22)과 포수 권기영(22)에 대해 KBO에 선수자격정지를 요청했다.

정현욱은 2019년 신인드래프트 2차 6라운드(전체 59순위)로 두산에 입단 우완 투수로 2019년 마무리캠프부터 본격적으로 실력이 상승돼 많은 기대를 모았다. 시속 150km 이상의 배짱있게 던지면서 '차세대 마무리 투수'라는 호평을 듣기도 했다. 권기영은 지난해 트레이드로 SK에서 두산으로 옮긴 군필 포수다. 아직 기량은 꽃피지 못했지만, 군 문제를 해결한 만큼, 성장 가능성이 풍부했다.

1999년생의 어린 나이로 미래의 성장을 기대하게 했지만, 야구 외적인 문제가 프로 선수로서의 길을 막았다. 최근 두산 구단은 정현욱의 채무 문제를 인지하게 되고 면담을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스포츠토토를 한 사실을 고백했다. 선수 및 지도자, 관계자는 경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불법 혹은 정식 스포츠 베팅 사이트를 이용할 수 없다.

정현욱의 스포츠토토 사실을 파악한 뒤 구단은 전수 조사를 했고, 권기영은 사설 도박사이트를 이용했음을 밝혔다.

두산은 곧바로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이 사실을 알렸고, 이들의 선수자격정지 요청을 했다. 경찰 수사결과가 나온 뒤 구체적으로 KBO의 징계가 내려질 예정이지만, 이들 모두 중징계를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 현장 관계자들의 예상이다. 더이상 현역 선수로 나서기 어려울 전망이다. 고교 시절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재미로 했던 '놀이'가 자신의 꿈을 가로 막았다.

정현욱과 권기영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재 많은 중・고교 학생들은 불법 베팅이나 사행성 게임에 노출돼 있다. 검색 몇 번이면, 어렵지 않게 불법 베팅 및 사행성 사이트를 찾을 수 있다. 가입 절차도 크게 어렵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어른들의 유혹은 어린 선수들에게는 달콤하게 들릴 수밖에 없다.

야구부가 있는 한 고등학교의 교사는 "선수들이 숙소 생활을 하면서 도박이나 사행성 게임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지도자 역시 예외가 아니다.

KBO리그는 유망주를 잃었다. 제2의 정현욱, 제2의 권기영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확실하게 뿌리를 뽑아야 할 필요가 있다. 철저한 이용 실태 파악 및 교육은 당장에라도 이루어져야 하는 일이다. 순간의 재미가 자신이 전부로 걸었던 야구를 끝낼 수 있다는 경각심을 확실하게 심어줘야 한다.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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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15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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