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28세 & B등급' 예비 FA 한현희, 대박 기준은 차우찬?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1.15 10: 12

만 28세 시즌을 마치는 젊은 투수가 FA 시장에 등장한다. FA 등급제에서도 B등급이 유력하다. 20대 후반에 보상 문턱이 높지 않은 젊은 FA 투수에 대한 가치는 어떻게 책정이 될까. 키움 히어로즈 한현희(28)의 얘기다.
2012년 넥센(현 키움)의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지명된 한현희는 데뷔 시즌부터 1군에 모습을 드러내며 주가를 높였다. 이후 조상우, 손승락(은퇴)과 함께 넥센 필승조 라인을 구축하며 성공가도를 달렸다. 2014년에는 31홀드로 홀드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2016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잠시 숨고르기에 나섰지만 이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면서 키움 마운드의 한 축을 담당했다. 두 자릿수 승리 2번(2015, 2018), 20홀드 이상 3번(2013, 2014, 2019)을 기록했다. 2015년에는 11승(4패) 10홀드로 두 자릿수 승리와 홀드를 동시에 기록하기도 했다.

1회초 키움 한현희가 역투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

불펜으로는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뿌리고 선발로도 140km 중후반의 구속을 경기 후반까지 찍을 수 있는 광속 사이드암이다. 지난해의 경우 우측 무릎에 염증이 생겨 한 차례 부상자 명단에 올랐지만 그 외에는 꾸준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다. 
2019시즌 불펜으로 21홀드를 기록했고 2020시즌에는 선발로 25경기 나서 7승9패 평균자책점 4.98의 기록을 남겼다. 지난해까지 통산 377경기(62선발) 672⅓이닝 53승37패 8세이브 104홀드 평균자책점 4.25를 기록하고 있다.
수술 공백이 있었지만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문제까지 해결하면서 20대에 FA 자격을 얻는다. 올 시즌을 정상 소화한다면 만28세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는다. 2016년 당시 만28세 시즌이 끝나고 첫 FA 자격을 취득한 양현종(KIA), 김광현(세인트루이스)과 같은 나이다. 
투수의 어깨는 소모품이라는 인식이 강하기에 최소 8~9년 이상 풀타임 시즌을 소화한 뒤 FA가 되는 투수들에 대한 가치는 야수에 비해서는 낮다. 부상 위험이 높은 사이드암 유형의 투수인 한현희도 우려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러나 한 차례 팔꿈치 수술을 제외하면 장기 결장은 드물었다. 미래는 알 수 없지만 일단 내구성 우려는 큰 편이 아니다. 무엇보다 보직에 구애받지 않는 다재다능함과 강속구를 보유했고 젊기도 한 한현희의 가치는 높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한현희의 올해 연봉은 지난해와 동결된 2억9000만원. 최근 3년 간 연봉 추이는 3억2000만원→2억9000만원→2억9000만원, 총액은 9억원이다. 구단 내 최근 3년 간 평균 연봉 순위와 리그 전체 연봉 순위로 등급을 나누는 현행 FA 등급제 상에서 한현희는 B등급이 확실시 된다.
타 구단이 영입시 A등급 FA는 20인 외 보상선수 1명과 직전 연도 연봉의 200% 보상금 혹은 연봉 300%의 보상금이 책정되어 있다. 하지만 B등급 FA는 25인 외 보상선수 1명과 연봉 100%의 보상금 혹은 연봉의 200%의 보상금만 내면 영입할 수 있다. 보상 문턱이 낮아지면서 타 구단들의 매력 있는 자원이 됐고 한현희도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1회말 마운드에 오른 LG 선발 차우찬이 공을 뿌리고 있다. /cej@osen.co.kr
# 차우찬 vs 한현희 성적 비교(WAR은 스탯티즈 기준)
▲ 차우찬(2006~2016, 만 29세 FA 취득) : 353경기(136선발) 1068⅓이닝 70승48패 1세이브 32홀드 평균자책점 4.44 WAR 16.89
▲ 한현희(2012~2020, 만 28세 FA 예정) : 통산 377경기(62선발) 672⅓이닝 53승37패 8세이브 104홀드 평균자책점 4.25 WAR 14.57
FA 직전까지 한현희와 비슷하게 커리어를 쌓았던 비교 대상으로는 차우찬(LG)을 꼽을 수 있다. 2006년 삼성에서 데뷔한 차우찬은 2016시즌이 끝나고 FA 자격을 얻을 때까지 통산 353경기(136선발) 1068⅓이닝 70승48패 1세이브 32홀드 평균자책점 4.44를 기록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면서 투수진의 만능 키 역할을 한 부분이 비슷하다. 2016시즌이 끝나고 LG와 4년 95억 원이라는 투수 최고액에 계약했다. 차우찬은 만 29세 시즌이 끝나고 FA가 됐다. 
다만 2014시즌까지 스윙맨 인상이 짙었던 차우찬은 FA 직전 2시즌인 2015~2016시즌은 풀타임 선발로 활약했고 모두 두 자릿수 승리(13승, 12승)를 기록하며 가치를 높였다. 반면 한현희는 불펜에서 가치를 입증한 반면 선발로는 아직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지 못했다. 올해 역시 선발 보직에서 준수하게 활약한다면 평가는 또 달라질 수 있다. 
꾸준한 영건 자원이 목마른 리그 상황에서 한현희는 충분히 젊고 매력 있는 자원이다. 시장 내 경쟁 자원도 빈약하다. 만약 한현희가 만 28세 시즌을 건강하고 착실하게 마무리 하고 B등급까지 확정 된다면 우량주로 평가받고 FA 대박을 맞이할 수 있는 환경이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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