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대 당하는 홀드왕, 3000만원 연봉 조정&사인 앤 트레이드...불펜 투수의 비애인가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1.14 15: 25

홀드왕들의 아쉬운 겨울이다.
지난해 리그 최다 경기(77경기)에 출장했고 홀드왕(31개)에 오른 KT 주권은 지난 11일, KBO에 연봉 조정을 신청했다. 구단 제시액과 3000만원의 이견을 보였다. 지난해 1억5000만원의 연봉을 받았고 구단도 인상 요인을 감안했지만 구단은 7000만원 인상을 제시했고, 주권은 1억원 인상을 원하면서 협상에 평행선을 달렸다.
연봉 협상을 완료한 A구단 한 투수는 주권의 연봉 조정 신청 소식을 듣고 “불펜 투수 자체가 연봉 고과가 높게 산정되지 않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대우가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나는 이런 상황과 비교하면 연봉을 잘 받은 것 같기도 하다”고 말하며 리그 전체에 만연한 불펜 투수들 홀대 풍조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팀이 호출할 때 언제든지 마운드에 올라갔고 팀 승리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자조섞인 목소리다. 더군다나 홀드왕이라는 타이틀까지 지니고 있었다.

[사진] OSEN DB, SK 와이번스 제공

지난 13일에는 2019시즌 홀드왕이 팀을 옮겼다. 키움 소속이었던 김상수는 사인 앤 트레이드를 통해서 SK로 이적했다. 계약기간 2+1년 총액 15억 5000만 원(계약금 4억 원, 연봉 3억 원, 인센티브 1억5000만원(1년 충족시 계약금 1억 원 추가)의 금액에 사인했다. 김상수의 반대급부는 현금 3억 원,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 지명권이었다. 
김상수는 지난해 60경기 3승3패 5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4.73의 기록을 남겼다. 다소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었지만 주장 역할을 하면서 팀 불펜진의 중심을 잡았다. 2019시즌에는 67경기 3승5패 40홀드 평균자책점 3.02의 기록을 남겼다. 리그 역대 최초 40홀드 고지에 오르면서 홀드왕을 차지했다. 
하지만 김상수 역시 올 겨울을 순조롭게 보냈다고 하기 힘들었다. 전 소속팀 키움은 대표이사 선출 및 허민 의장을 둘러싼 내홍을 뒷수습 하느라 FA 계약에 신경쓰지 못했다. 감독 선임마저 제대로 되지 않았다. 2년 연속 주장을 역임한 베테랑 선수를 베테랑답게 존중하지 못했다. 팀 내에서 홀대 했고 영건 투수들 육성이라는 명분 아래 협상도 적극적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좋은 대우를 받은 것도 아니다. 홀드왕 출신이고 지방 구단과 경합까지 벌였다. 탐낼만한 선수라는 것은 확인이 됐다. 그러나 대우는 20억 원이 넘지 않았다. 보장 금액은 13억 원이다. 대가 역시 김상수의 지난 시즌 연봉 3억 원에 2차 4라운드 신인 지명권이었다. 팀의 핵심 유망주로 성장할 가능성을 쉽게 점치기 힘든 지명 순번이다. 
2차 지명이 부활한 2014시즌 신인 지명부터 2차 4라운드에서 지명돼 1군에서 활약한 선수를 꼽자면 한화 강재민(2020년), KIA 전상현(2016년), 김태진(2014년) 등이 있다. 선수 육성에 일가견 있는 키움이지만 아직 2차 4라운드 출신으로 1군 무대에 두각을 나타낸 선수는 전무하다. 김상수에 대한 가치 평가가 그리 높지 않았다고 풀이할 수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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