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홍지수 기자] 키움 히어로즈가 내부 FA였던 베테랑 투수 김상수(33)를 두고 사인 앤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2020시즌이 끝나고 김상수는 FA 자격을 얻었다. 하지만 2020년이 다 지나갈 때까지 새 팀을 만나지 못했다. 원소속팀 키움과 재계약도 뜻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키움의 경우 대표이사 교체건 등 해결해야 할 내부 문제도 있었다. FA 시장에서 김상수는 시간만 흘려보내고 있었다.
그러다 SK와 키움의 카드가 맞았다. SK가 김상수 영입에 관심을 보였다. SK는 불펜진 고민이 있었기 때문이다. 2020시즌 SK 불펜진 평균자책점은 5.94로 리그 10개 팀 중 가장 좋지 않았다. 팀 순위도 9위로 떨어졌는데, 올해 반등에 성공하려면 불펜진 강화가 필요했다.키움과 트레이드 후 SK 구단은 “불펜 강화와 필승조 구축을 위해 이번 트레이드를 단행했으며, 김상수가 최근 5년간 50경기 50이닝 이상을 소화한 내구성과 통산 9이닝 당 탈삼진 8.69로 이닝당 탈삼진 1개를 잡을 수 있는 삼진능력을 높게 평가했다”고 트레이드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트레이드 과정에서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FA 보상 규정 때문이다. A등급 선수를 영입하려면 그 선수의 원소속팀에 전년도 연봉 200%와 보상선수(보호선수 20인 외) 혹은 전년도 연봉 300%를 지급해야 한다.
키움 김치현 단장은 “SK에서 FA 신분이었던 김상수와 이미 협상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SK는 그 보상금으로는 데려가지 못한다고 했다. 3억 원(김상수 2020년 연봉)만 생각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사인 앤 트레이드로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SK는 보상 부담을 줄이고 2019년 ‘홀드왕’을 데려왔다. 김상수 영입으로 단숨에 불펜진 안정을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김상수가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아직 몇년 더 불펜투수로 리그에서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는 투수다.
키움도 ‘남는 장사’를 했다. FA 계약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보상금을 챙겼다. 키움에는 김상수가 떠나도 대안이 있기 때문에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 안우진이 건강하게 2021시즌을 준비하고, 고졸 신인으로 2021년 처음으로 프로 무대에 설 장재영이 있다. 아직 보직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김치현 단장은 안우진과 장재영 등 젊은 선수들에게 기대하고 있다.
김상수는 KBO리그 통산 12시즌을 보내면서 456경기(556⅓이닝) 21승 36패 97홀드 38세이브 평균자책점 5.08을 기록했다. 키움에서는 95홀드 38세이브로 필승조 노릇을 했다. 그는 이제 SK에서 새출발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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