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연임&새 회장님’ 더 무거워진 양의지의 양쪽 어깨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1.12 13: 03

디펜딩 챔피언의 주장으로서 다른 구단들의 도전에 선수단이 흔들리지 않게 중심을 잡아야 한다. 그리고 논란으로 신뢰를 잃어가는 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의 새로운 수장으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NC 다이노스 양의지(34)의 양쪽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지난해 NC의 주장, 안방마님, 4번 타자 등 1인 3역의 몫을 해내며 팀의 창단 첫 통합 우승에 공신이 된 양의지다. 팀 전력의 5할 이상을 차지한 선수였다.
데뷔 첫 주장이었고, 팀 내 최고 연봉 선수로서 이적 2년 만에 맡은 중책이었다. 부담과 싸우면서도 자신을 양의지는 스스로를 채찍질했고 선수들을 다독이고 격려하며 최고의 자리로 이끌었다. 마음고생도 적지 않았다. 한국시리즈 우승 순간 흘렸던 눈물은 마음고생의 흔적이었다. 

15일 오후 서울 청담 리베라호텔에서 KBO 선수협 정기총회가 진행됐다.이날 정기총회는 구단당 3명씩 대표선수가 참가하는 약식 총회로 공석 중인 사무총장 인선 규정을 확정하고, 정관개정 등 선수협 쇄신 작업을 위한 근거를 만드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양의지 회장이 미소 짓고 있다.  / soul1014@osen.co.kr

이동욱 감독은 “양의지라는 선수는 정말 야구 욕심과 열정이 많다. 프라이드도 강하다. 항상 도전하는 마인드까지 갖췄다. 그런 양의지가 우리 팀 선수였기에 우승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구단 최초의 우승을 이끈 지난해의 기운을 그대로 이어가고 싶은 이동욱 감독이다. 한 번 더 양의지에게 주장을 부탁했다. 그만큼 양의지에 대한 믿음이 크고 주장 역할을 잘 했다고 판단했다. 이 감독은 “(양)의지에게 주장 1년 더 해보자고 했다. 좋았을 때의 기운과 분위기를 그대로 가보자고 얘기했다. 양의지도 하겠다고 해서 2년 연속 양의지를 주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주장 첫 시즌보다 부담은 덜할 수 있다. 하지만 양의지는 또 다른 중책을 맡고 있다. 선수협의 새로운 수장으로 선택을 받았다. 하지만 선수협은 지난 연말 전임 회장이었던 이대호의 판공비 셀프 인상 논란, 적절하지 못한 사무총장 인사 등으로 내홍을 겪었다. 선수협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바로잡아야 할 중책을 신임 선수협 회장인 양의지가 도맡아야 한다. 
정관, 판공비 등을 확실하게 정립해야 하고 밀실에 가까웠던 선수협 관련 문제들을 투명하게 설명해줘야 한다. 새로운 사무총장도 선임해야 하고 저연봉, 저연차 선수들의 목소리에도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한다.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새로운 ‘회장님’ 양의지를 향한 기대가 크다. 
다만, 팀 적으로는 그리 좋은 일은 아니다. 핵심 선수가 야구 외적인 일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그렇다고 외면할 수도 없는 일이다. 이동욱 감독은 “주장도 하는데 선수협 회장까지 해야 한다. 더욱 힘들 것이다”면서 “후배와 동료 선수들이 더 도와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선수협 회장 선임 이전에 주장 연임이 결정됐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양의지의 양쪽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과연 양의지는 짊어진 부담을 이겨내고 성격이 다른 두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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