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연맹회장 출사표' 박보환, "정치인 반감? 대등-수평한 조직 만들 것"

'당구연맹회장 출사표' 박보환, "정치인 반감?...
[OSEN=강필주 기자] 세계 당구의 중심이 된 한국 당구. 그 한국 당구를 주관하는 대한당구연맹의 수장이 오는...


[OSEN=강필주 기자] 세계 당구의 중심이 된 한국 당구. 그 한국 당구를 주관하는 대한당구연맹의 수장이 오는 15일이면 투표를 통해 새롭게 탄생하게 된다.

한국 당구가 풀어야 하는 현안은 많다. 세계 최고의 인적, 시설적 인프라를 앞세워 '당구 한류' 기회를 맞이했지만 한국 당구는 여전히 좋지 않은 과거 관행과 현실에 맞지 않는 제도에 얽매여 있다. 더구나 프로당구 PBA 투어가 탄생하면서 갈등 요소가 커진 상태다.

대한당구연맹 회장 후보로 나선 기호 1번 박보환(65) 후보자도 이런 당구계 현실에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국회의원(제18대)과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제13대)을 지낸 박 후보자는 지난 7일 연맹 회장 후보로 등록, 출사표를 던졌다. 다음은 지난 8일 박보환 후보자와 가진 일문일답이다.

-당구와 인연은

▲대학시절 4구로 200점 정도쳤다. 이후 공직에 있으면서 칠 기회가 없었다. 3년 전 공공기관장을 그만두면서 당구 마니아가 됐다. 4구를 치다가 중대에서 3쿠션으로 바꿨고, 작년부터 대대에서 치고 있다. 지금 15~18점을 친다.

-당구에 빠진 이유는

▲그동안 많이 쳤던 골프와 비교할 때 확실한 매력을 알 수 있었다. 골프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이동시간과 운동시간이 거의 같다. 반면 당구는 언제든 집 가까이서 가능하다. 무거운 골프백도 필요가 없다. 게다가 위험하지도 않고 저렴하기까지 하다. 운동 후 같이 식사하면서 이웃끼리 대화할 수 있는 좋은 창구이고 사교장이다. 당구장에서 친목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엄청난 체력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신체적 열세인 아시아인이 언제든 세계 정상에 오를 수 있는 종목이기도 하다. 이상천, 김경률 등이 활약했지만 LPGA처럼 당구도 한국 스포츠의 위상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종목이라 생각한다.

-회장으로 당선되면 가장 우선적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화합과 단결이다. 선수, 동호인, 지도자, 심판 등 모든 구성원들이 연맹과 대등하고 수평적인 관계에서 서로 끊임 없는 의사소통이 필요하다. 과거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으로 4년 동안 재직하면서 2500여 명 직원들과 거의 마찰 없이 지냈다. 노조위원장과 일주일에 2~3번씩 만나 현안을 들어 갈등 요소를 줄여갔기 때문이다. 연맹의 의사수렴 체계를 바꾸고 잘못된 관행은 과감하게 없앨 것이다. 좋은 제도들은 개선하고 발전시킬 것이다.

-연맹에 대한 신뢰가 많이 무너진 상황인데

▲한국 당구의 기둥이자 본령인 신뢰가 무너진 것에 아쉬움이 크다. 투명하고 오픈된 행정체계를 구축할 것이다. 이사회 심의 내용이나 의결 과정, 예산 결산 등이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다. 몇몇 사람에 의해 좌우되는 행정은 안된다. 이를 바꿔 구성원들로부터 신뢰를 되찾겠다. 한국 당구가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가 향후 1~2년이라고 본다. 국회의원과 공공기관장을 거치면서 얻은 경험과 역량을 발휘해서 바꿔볼 생각이다. 마지막 봉사라고 생각한다. 회장에 대한 욕심보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마음을 비우고 당구의 위상 제고를 위해 사회생활의 경험과 역량을 집중시키겠다.


-사업에 대한 비전은

▲내가 맡을 임무는 대외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단기사업과 장기사업을 구분해 추진하겠다. 예를 들어 실업리그를 만들려면 지방자치 단체와 기업에 홍보도 하고 설득을 해야 한다. 내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콘텐츠 사업을 활성화 할 것이다. 투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 질 높고 품격 있는 대회를 많이 유치할 것이다. 선수, 지도자, 심판들에게 수요가 생길 것이다. 그래서 선수들, 지도자, 심판들이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갖도록 할 것이다.

-정치인 출신에 대한 거부감이 있을 수 있다

▲맞다. 국회의원 출신이고 게다가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까지 맡은 것도 반감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사장을 할 때 외부평가에서 처음으로 A를 받았다. 굳이 비유하자면 오케스트라 지휘자 같은 리더가 되고 싶다. 오케스트라 지휘자는 모든 악기의 특성을 파악하고 있지만 직접 소리를 내지 않는다. 그렇게 내 역할을 평가받고 싶다. 당구 잘치는 사람이 좋은 리더가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후보와 차별화가 된다면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 지방자치단체, 기업 등과 대외적인 업무하는 데 오히려 정부와 지자체 생리를 알고 있는 내가 좀 더 낫지 않을까 본다. 지자체 측면에서는 당구팀 운영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든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생각이다. 1200만 인구를 가진 당구는 지자체장 설득이 쉬울 수 있다. 어쩌면 전용구장이 시도마다 하나씩 생길 수 있다. 자만해서는 안되지만 당구인들이 직업에 자부심 생기는 일자리 수요 창출, 그런 대외적 역할을 나 스스로 잘한다고 본다.

-연맹과 PBA 갈등 등 현안이 많다

▲부정적으로 보기보다는 성장통이라고 보고 있다. PBA와 갈등은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당장 통합은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고 본다. 우선은 상생과 경쟁하는 체계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연맹 중심으로 잘 지켜야 하고 끌려다니지 않아야 한다. 그것을 바탕으로 프로와 협조가 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 또 생존권을 위협하는 불합리한 코로나 규제도 시정해야 한다. 다른 종목과 비교할 때 당구 사업장은 상대적으로 억울한 측면이 있다. 정부와 창구도 마련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TF팀도 필요하다.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변화를 외쳤는데

▲투자 유치 확대도 현 미디어 시대에 맞게 해야 한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뉴미디어 시대에 맞춰 가야 한다. 이사장 시절 디지털 관련 강의를 많이 했다. 주제가 사물인터넷, 3D프린트, 자율주행자동차, 드론, 에너지, 바이오, 로봇, 금융, 나노, 가상현실 등 4차 산업 핵심 기술의 변화였다. 당시 7명으로 구성된 미래전략 TF를 통해 1년 동안 관련 서적을 읽었고 2030~2050년 공단의 미래 전략 대응 관련 책도 직접 만든 경력이 있다. 모든 스포츠가 신경써야 할 것은 변화 속도가 정말 빠르다는 것이다. 당구계도 그런 변화를 읽고 대응해야 한다고 본다.

이 세상이 유일하게 변하지 않는 진리는 '세상의 모든 것이 변한다는 사실일 뿐'이라는 말을 들었다. 리더십도 바뀌어야 한다. 상명 하달은 이제 유물이 되고 있다. 서로 협력하고 상생을 추구해야 한다. 수평적 구조를 통해 서로 대화하고 이해가 필요하다고 본다. 설사 당선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당구계에서 할 일을 찾아 볼 것이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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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11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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