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팀 2군, FA 일수로 인정됐더라면…나성범은 이미 ML 진출했을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1.10 14: 07

 결국 사라진 2년의 시간을 극복하지 못했다. NC 다이노스 나성범(32)의 메이저리그 도전이라는 꿈은 무산됐다.
포스팅시스템으로 미국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던 나성범은 메이저리그 구단들과의 협상 마감 시한인 10일 오전 7시(이하 한국시간)까지 아무런 소식을 전하지 못했다. 나성범의 메이저리그 도전은 무산됐다.
통합 우승이라는 첫 번째 꿈을 달성하고 더 큰 무대로 진출하려고 했던 나성범의 궁극적인 꿈은 현실로 실현되지 못했다. 

200814 NC 나성범. / dreamer@osen.co.kr

리그 대표 ‘5툴 플레이어’로 성장했고 벌크업을 통해 장타력을 늘리면서 메이저리그 도전을 위해 준비했던 나성범이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협상의 귀재’인 스캇 보라스를 에이전트로 두고도 나성범의 매력은 메이저리그를 사로잡기에는 부족했다. 올해로 만 32세의 나이, 그리고 떨어지는 수비력, 높은 삼진 비율 등이 나성범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부질없는 가정이지만, ‘나성범에게 사라진 2년의 시간이 없었다면’이라는 또 다른 결과를 맞이할 수도 있었다. 사라진 2년의 시간은 2군에서 보낸 2012년, 그리고 무릎 십자인대 부상으로 시즌아웃된 2019년이다.
나성범은 NC의 창단 멤버다. 2012년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0순위로 지명을 받았다. 연세대 재학 시절까지는 150km를 던지는 좌완 투수로 평가 받았고 투수로 지명을 받았지만 김경문 전 감독의 제안으로 타자로 전향했고 과정은 순조로웠다. 차근차근 타자로 담금질을 하면서 차세대 스타로 거듭날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데뷔 시즌인 2012년, 나성범은 필연적으로 2군에서만 활약해야 했다. NC는 제9구단으로 KBO리그에 가입했고 2군에서 한 시즌을 치른 뒤 2013년부터 1군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신생팀 태동의 과정에서 합의된 사항이었다. 결국 나성범은 FA 서비스 타임을 2013년부터 인정 받았다. 2012년은 포함되지 않았다. 나성범의 포스팅 자격이 1년 늦춰지게 된 이유다. NC의 모든 선수들에게 적용된 사항이었다.
나성범의 당시 성장세를 감안했을 때, 다른 구단에서 뛰었더라도 데뷔시즌에 1군 무대에서 활약할 가능성은 높았다. 그렇기에 더욱 아쉬운 대목이었다. 프로야구선수협회는 2018년 신생팀의 첫 해 2군 경력을 FA 자격 일수로 인정해 줄 것을 KBO에 건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나성범은 2013년 1군 데뷔 후 착실하게 서비스 타임을 채웠다. 1군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으며 국가대표 외야수로 거듭났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특례 혜택도 받으며 순항했다. 공공연하게 메이저리그에 대한 꿈을 밝혔기에 예정대로라면 2019시즌이 끝나고 메이저리그 진출이 유력했다.
그러나 2019년 5월 3일, 나성범 커리어의 중요한 변곡점이 되는 일이 생겼다. 슬라이딩 과정에서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 부상을 당했다. 수술을 받았고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2019년 시즌은 통째로 사라졌다. 결국 나성범의 메이저리그 도전 시기는 1년 미뤄졌다.
대졸 선수라는 나성범의 배경으로 1년이라도 빨리 미국에 진출하는 것이 나성범의 가치 평가에 유리했다. 30대 초반의 나이에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아시아 출신 선수에게 투자할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희박하다. 김하성(샌디에이고)이 대형 계약을 따낼 수 있었던 것도 이제 20대 중반이라는 어린 나이였기 때문.
또한 2019년 무릎 수술로 2020시즌 대부분을 지명타자로 소화했던 것도 나성범의 평가에 악영향을 끼쳤다. 수술 이후 나성범의 외야 수비력, 운동 능력에 의문을 표시하는 평가들이 많았다. 돌이켜볼수록 나성범에게는 아쉬움이 큰 두 시즌이었다. 
만약 2012년 신생팀의 2군 기간을 FA 자격일수로 인정받았다면, 나성범은 2018시즌을 마치고 무릎 부상 없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을 수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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