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무지 외반증 수술, 아프지 않게 해 주세요”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21.01.08 11: 52

"아프지 않게 수술 받을 수 있나요?" 아픈 걸 좋아하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최근 의료계에서의 가장 큰 이슈중의 하나도 “어떻게 하면 통증을 줄이거나 없애면서 시술을 할 수 있느냐 ?”이다.
심한 통증으로 고통받는 말기암 환자에서 발톱이 파고 들어가는 발톱 환자까지, 중증 경증을 떠나 모든 질환에 똑 같이 적용되는 자연스런 이치다.

과거 '마취과'로 불리던 과가 마취통증의학과로 바뀌고, 통증의학회라는 학회가 결성돼 전문적인 연구를 하고 있는 것도 모두 이런 현실을 반영한 조치들이다. 
과거 통증에 무심하기만 했던 정형외과의사들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정형외과의가 "이번엔 조금 아파요"라고 말한다면 거의 초주검을 각오해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정형외과의사들도 통증에 대한 관심이 뜨겁고, 연구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모두 시대적 요구에 반응한 변화들이다. 
어찌됐든 통증이 유발되는 수술이라는 과정을 받아야만 하는 환자들에게 '통증을 없애거나 적게 해주는 방법'으로 수술을 하는 것은 매우 필요한 일이고 당연한 일이다.
최근까지 무지외반증 수술을 개척하고, 보편화시킨 필자의 입장에서 보면 “무지외반증 수술이 수술할 때 많이 아프다”는 세간의 평은 사실 가슴이 아프다. 
수술중 또는 수술후 통증을 줄이기 위해서 많은 방법이 시도가 되고 있고, 이를 통해서 거의 통증이 없거나 경미한 정도로 수술을 잘 진행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수술시의 마취는 전신 마취 없이 발주위 신경 마취로 진행된다. 다만 통증에 민감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면 무릎근처의 신경을 마취해 마취의 심도를 높이는 방법을 쓴다. 이 경우 마취는 수술 후 약 8시간 이상 지속되는 무통효과를 낸다.
수술 후 하루 동안 통증이 거의 없고, 수술이 끝나자마자 바로 식사를 할 수 있어 전신마취 시 소요되는 회복기간이 거의 필요하지 않은 것들이 큰 장점이다.
아주 가끔, 너무 편해서 식사를 많이 –전날 금식한 관계로 배가 고파서– 해서 배가 아픈 환자가 나오기도 한다. '발아픈 정형외과'가 아닌 '배아픈 정형외과'라는 해프닝을 만들기도 한다.
게다가 통증을 없애는 약물 '무통기계'도 달아서 통증을 없애는데, 과거에는 속이 울렁거릴 수 있는 약제를 사용하였으나 최근 그런 부작용이 없는 약제들만을 골라 칵테일을 만들어서 매우 효과적인 제통을 할 수 있다.
무지외반증은 변형이 중간정도 이상에 동통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요한다. 재발이 없고 기능적으로 미용적으로 완벽한 수술을 '통증없이' 시행하는 것이 환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의사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경태정형외과 이경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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