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김태균 되겠습니다" 은퇴에 짠했던 '20살 후계자' 노시환

[OSEN=대전, 김성락 기자] 한화 노시환이 1타점 적시 2루타를 날린 뒤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ksl0919@osen.co.kr
"포스트 김태균 되겠습니다" 은퇴에 짠했던...
[OSEN=대전, 이상학 기자] “짠했죠. 저를 워낙 잘 챙겨주셔서….”


[OSEN=대전, 이상학 기자] “짠했죠. 저를 워낙 잘 챙겨주셔서….”

한화의 ‘거포 유망주’ 노시환(20)은 올 시즌 초반 백업 멤버로 시작했다. 개막 14경기 중 6경기만 뛰었고, 8타석을 소화한 것이 전부. 의기소침해 있던 노시환의 기를 살리기 위해 대선배가 선물을 했다. ‘레전드’ 김태균(38)이 아껴둔 자신의 새 스파이크를 건네며 힘을 북돋아준 것이다.

김태균이 선물한 스파이크를 신고 노시환은 시즌 첫 홈런을 쳤다. 이후 선발 기회를 늘린 노시환은 106경기 타율 2할2푼 76안타 12홈런 43타점으로 시즌을 마쳤다. 팀 내 최다 홈런, 타점. 만 20세 이하 선수의 두 자릿수 홈런 기록은 KBO리그 역대 13명째이자 16번째 기록으로 한화에선 2001년 만 19세 김태균(20개) 이후 19년 만이었다.

김태균의 후계자 길을 걷고 있는 노시환에게 그의 은퇴는 지금도 실감나지 않는 일이다. 대전 마무리캠프에서 만난 노시환은 “태균 선배님 은퇴에 마음이 짠했다. 많이 따랐던 선배이고, 워낙 저를 잘 챙겨주셨다. 마음이 허전하다. 마지막 시즌을 같이 마무리하지 못해 아쉽다”며 시즌 막판 홀연히 은퇴를 결정하고 떠난 선배를 그리워했다.

김태균은 떠났지만 그가 남긴 유산은 노시환의 타격폼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다리를 들고 치는 레그킥을 구사했던 노시환은 시즌 중반부터 발뒤꿈치를 살짝 드는 토탭으로 폼을 바꿨다. 김태균은 타격시 발을 내딛는 스트라이드 동작을 거의 하지 않고 찍어치는 폼으로 정확성과 선구안을 뽐냈다. 노시환도 선배 폼을 따라하고 장착했다.

[사진] 김태균-노시환 /OSEN DB

그는 “작년부터 올해 초중반까지 레그킥을 했지만 타격 밸런스가 안 좋았다. 레그킥으로는 직구 속도나 변화구 꺾이는 것이 더 빠르게 느껴졌다. 태균 선배님처럼 (발을) 찍어놓고 치는 타자들의 영상을 보며 연습했다. 선배님에게 폼에 대해 물어봤고, 이것저것 노하우를 알려주셨다. 지금 폼에선 공도 잘 보이고 밸런스가 좋아졌다”고 만족스러워했다.

기록상으로도 노시환의 타격폼 변화 효과가 크게 나타난다.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 타율(.179→.239) 출루율(.220→.332) 모두 눈에 띄게 상승했다. 특히 선구안이 향상돼 볼넷이 증가했다. 지금 이 좋은 감을 내년에도 이어가기 위해 마무리캠프에서 집중 연습하고 있다.

노시환은 “타구를 멀리 보내기 위해선 배트에 맞는 면이 많아야 한다. 땅볼을 치지 않고 타구를 띄우는 연습을 코치님들과 함께하고 있다”며 “첫 해 실패를 통해 많은 것을 느꼈다. 작년보다 여유가 생겼고, 부족한 점을 보완해 내년에 잘 이어갈 수 있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태균을 비롯해 베테랑 선수들이 대거 떠난 한화는 젊은 팀으로 노선을 확실히 하고 있다. 노시환이 그 중심에 서야 한다. ‘포스트 김태균’ 수식어가 자연스레 붙는다. 노시환은 “그런 말을 들으면 부담도 되지만 그만큼 팬 분들의 기대치가 있으신 것이다.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선배님도 어릴 때 관심을 받은 경험을 많이 알려주셨다. 준비 잘해서 꼭 ‘포스트 김태균’이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OSEN=지형준 기자] 노시환(왼쪽)이 자체 경기에서 적시타를 날리고 엄지척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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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7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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