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우승에 잠 못 이룬 '롯빠아재'의 당부, "후배들이 우승 트로피 들어올리길"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11.27 05: 34

‘롯빠아재’ 송승준(40)은 이제 현역 커리어의 마지막 페이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롯데는 26일 송승준을 플레잉 코치로 선임하기로 결정했다. 구단은 “그동안 헌신했던 송승준을 팀에 필요한 귀한 인재로 판단해, 현역 생활을 원만하게 마무리 할 수 있도록 예우할 방법으로 플레잉 코치 선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2021시즌 송승준은 선수로 시즌을 준비한 뒤 이후 은퇴 경기를 치르고 코치와 프런트와 현장의 실무, 홍보 등 다양한 업무를 익히면서 야구인생 제2막을 준비한다.

200609 롯데 송승준./ksl0919@osen.co.kr

2007년 해외파 특별지명으로 고향팀인 롯데 유니폼을 입은 송승준. 14년 동안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투수진의 리더로 군림하며 동료, 구단, 팬들의 많은 지지와 사랑을 받았다. 통산 338경기 109승85패 평균자책점 4.48의 성적을 남겼다. 통산 109승은 윤학길의 117승에 이은 롯데 구단 통산 최다승 2위에 해당하는 대기록이다.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 송승준의 전성기는 롯데 야구의 중흥기이기도 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멤버이기도 하다.
지난해 구단에 먼저 연봉 백지위임을 제안하면서 현역 연장의 의지를 밝혔고, 구단 역시 송승준이 갖고 있는 베테랑의 가치를 인정하고 예우하며 계약을 체결했다. 송승준의 올해 기록은 22경기 2승2패 1홀드 평균자책점 6.20. 구단은 이후 송승준의 거취에 대해 고민을 했다. 지난 25일 발표된 6인의 방출선수 명단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송승준은 어느 정도 현역 생활에 대한 미련이 있었지만, 구단도 송승준 대신 젊은 투수들에게 기회를 줘야 했다. 하지만 구단은 송승준이라는 상징성 있는 선수의 거취를 쉽게 결정하지 못했다. 결국 플레잉 코치라는 절충안을 찾았다. 
현역 유일의 40대 선수지만 송승준은 2020시즌이 아쉬우면서도 그래도 아직 자신의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기에 후련한 감정이 교차하는 듯 했다. 송승준은 “중간에 엔트리에서 빠지면서 공을 던질 기회가 없었고, 구단도 어린 투수들을 써야 하는 상황이었다. 시원섭섭한 시즌이었다”고 되돌아봤다. 
그는 “플레잉 코치란 것이 생소했다. 하지만 팬들과 동료들에게 인사도 못하고 은퇴를 한다는 것이 아쉬웠고, 단장님도 그런 상황들을 얘기하면서 제안을 해주셨다. 흔쾌히 알겠다고 말했다”면서 “5~6월 정도까지는 선수생활을 하고 이후 팀의 상황을 봐가면서 은퇴식과 은퇴 경기를 하게 될 것 같다. 구단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2008 송승준 국가대표
어떻게 보면 송승준다운 마무리다. 송승준은 선배들의 모습을 보며 구단과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꿈꿨다. ‘시원섭섭한 시즌’을 보냈음에도 플레잉코치 제안을 받아들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명성을 떨친 선배들이 구단과 자존심 싸움을 하면서 마무리가 좋지 않은 것을 봤다. 아름답게 떠나고 싶었다. 어릴 때부터 생각했던 것이 결정에 많이 작용한 것 같다”고 밝혔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겪은 현장과 프런트의 마찰들이 송승준의 향후 프런트 수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 그는 “프런트 수업이 생소할 것 같지는 않다. 선수와 프런트 사이의 의견 교환이 잘 되지 않은 것을 봐왔다”면서 “선수들과 형, 동생으로 지내면서 후배들에게 설명을 잘 해주면서 프런트와 가까워지는 가교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는 것 같다. 융화가 잘 되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은퇴식, 은퇴 경기를 치르는 선수들은 말 그대로 ‘레전드급’ 선수들에게 주어지는 영광이다. 팬들에게도 환영을 받고 떠날 수 있다.  송승준은 “한 팀에서 15년차를 맞이하게 된다. 그게 정말 뿌듯함으로 마음 한 켠에 남아있다. 은퇴를 해야 할 나이인데 행복하게 떠나는 것이다. 팬분들이 많은 질책을 해주셨는데 모두 애정있게 봐주셔서 감사했다.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고 떠날 수 있다는 것이 좋다”고 팬들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다만 “은퇴식이 되어야 실감이 날 것 같다. 머릿속에 상상이 되지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롯데 선수로 많은 행복을 누렸던 송승준에게 단 한가지 없는 것은 우승 반지와 트로피다. 롯데 선수로 우승을 그토록 바랐지만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낙동강 더비’ 라이벌 NC 다이노스의 창단 첫 우승에 송승준의 아쉬움은 더욱 짙어졌다. “한국시리즈를 다 보지 않았다. 마지막 순간에만 봤다. 그런데 NC가 우승을 하는 것을 보면서 잠이 오지를 않더라”는 송승준이다. 이제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후배들이 이뤄주기를 바라고 있다. 송승준의 후배들을 향한 당부다.“이제 후배들이 잘 해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것을 보고 싶은 것이 마지막 바람이다”고 멋쩍게 말했다. /jhrae@osen.co.kr
100618 롯데 송승준. /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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