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에 달렸다”…도루저지 19% 포수의 깜짝 저격쇼 [KS]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20.11.23 06: 04

“도루 저지는 투수가 80%다.”
두산 베어스의 안방마님 박세혁(30)이 주자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정규시즌 박세혁의 도루 저지율은 19.2%에 그쳤다. NC 주전 포수 양의지의 도루저지율(42.9%)에 비하면 크게 떨어지는 수준. 10개구단 주전 포수와 비교해도 최하위에 가깝다.
포스트시즌에 들어오면서 박세혁이 달라진 도루 저지를 보여주고 있다. KT와의 플레이오프에서 KT가 시도한 3개의 도루 중 두 개를 잡아낸 박세혁은 한국시리즈 3차전까지 단 한 개의 도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NC가 두 차례 도루를 시도했지만, 모두 잡혔다. 반면 두산은 양의지를 상대로 4개의 도루를 시도해 3개를 성공시켰다.

20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8회초 무사 1루 NC 알테어의 타석때 두산 박세혁이 1루 대주자 이재율의 도루를 저지한뒤 손가락을 보이고 있다. / soul1014@osen.co.kr

김태형 감독은 투수의 모습에서 이유를 찾았다. 김태형 감독은 21일 경기를 앞두고 “(박)세혁이의 2루 송구 능력은 굉장히 뛰어나다”라며 “도루 저지율은 투수가 80%다. 리드나 잡는 부분은 투수에게 80%가 있다”고 바라봤다. 정규시즌보다 투수들도 주자의 움직임 등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고, 벤치 역시 이 부분에 좀 더 신경쓰고 있는 만큼, '원래 좋았던' 박세혁의 도루 저지가 좀 더 빛을 보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비록 4차전에서는 알테어에게만 두 개의 도루를 허용하기는 했지만, 정확한 송구로 아웃을 잡아내는 장면을 또 한 차례 보여주기도 했다. 4회초 1사 1루에서 나성범이 도루를 시도했지만, 박세혁의 정확한 송구에 잡혔다. NC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오히려 아웃임을 더욱 똑똑히 보여주는 결과가 됐다.
이번 포스트시즌은 '양의지 시리즈'라고 불릴 정도로 박세혁에게는 '전임자'와의 경쟁구도가 남모를 부담으로 자리잡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박세혁은 지난해 '우승 포수'답게 최고의 포수와의 싸움에서 밀리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두산은 박세혁 외에도 장승현과 최용제 두 명의 포수를 더 넣었다. 그러나 이들은 아직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그만큼 박세혁이 '대체불가'라는 의미기도 하다.
준플레이오프부터 10경기를 내리 뛰면서 체력적인 어려움이 있어 타격적인 면 등에서 100%의 기량을 뽐내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지만, 박세혁은 약점으로 꼽혔던 부분을 완벽하게 지워내면서 큰 경기에서의 가치를 뽐내기 시작했다.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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