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金星』, 『영대(靈臺』 등 일제강점기 희귀 문예 동인지, 대거 경매 시장에 출현…『사(死)의 찬미(讚美)』 레코드 초판본 특별전시도

『금성(金星』, 『영대(靈臺』 등 일제강점기 희귀...


[OSEN=홍윤표 기자] 구한 말 개화기와 일제강점기, 해방공간에서 발간된 희귀 문학 서적, 잡지 200여 점이 대거 경매 시장에 등장했다.

『금성(金星』과 『영대(靈臺』 같은 문예 동인지와 재일본 동경 조선유학생 학우회의 기관지 『학지광(學之光)』, 애국계몽운동 단체 대한협회(大韓協會) 협회보인 『대한협회보(大韓協會報)』, 파인(巴人) 김동환(金東煥) 시인이 주재한 종합대중지 『삼천리(三千里)』 등 보는 이로 하여금 눈을 휘둥그레 만드는 좀체 보기 드문 잡지들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조선 최초의 여성 소프라노 윤심덕(尹心德)이 정사(情死) 직전인 1926년에 취입, 당시 사회적 파장을 크게 일으켰던 『사의 찬미(死の讚美)』 원판과 리바이벌 판 ‘SP 음반’ 2점이 특별전시돼 눈길을 사로잡는다.

윤심덕의 『사의 찬미』는 그의 애인이자 천재 극작가로 이름을 날렸던 김우진과의 비극적인 사랑을 노래한 것으로, 발매 후 10만 장이나 팔린 것으로 전해진, 한국대중음악 사상 최초의 히트곡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영화와 연극,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던 『사의 찬미』 레코드는 일본에서 녹음돼 일동축음기(日東蓄音器) 주식회사가 발매했다.

윤심덕의 활동 사항이 언급된 잡지(재일여자유학생 기관지인 『여자계(女子界)』 제6호(1921년)와 『사의 찬미』 가사와 숫자악보가 실려있는 『독립창가집(獨立唱歌集)』(1945년) 등 관련 서적도 나왔다.

고서전적 전문 경매업체인 코베이가 주최하는 제250회 ‘삶의 흔적’ 현장경매전에는 이전에는 만나볼 수 없었던 국내 유일무이한 작품부터 보물급 전적, 문학사적으로 가치가 높은 시집, 희귀 근현대사자료 등 다채롭게 출품됐다.


이번 경매전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것은 희귀 잡지들이다. 출품된 잡지는 크게 개화기와 재일유학생들의 기관지, 여성을 대상으로 종합교양지, 문예 동인지, 해방공간의 좌우익 문예지 따위로 분류할 수 있다.

앞서 언급했던 시 동인지는 중 『금성』은 1923년부터 1924년까지 금성사가 발행한 창간호부터 종간호(제3호) 총 3책이다. 『금성』은 일본 와세다대학 유학생 출신인 양주동, 손진태, 이장희, 배기만, 이상백 등이 만든 잡지다.

김억, 김소월, 김동인, 김찬영, 전영택. 주요한 등 평안도 출신의 문인들을 주축으로 꾸몄던 『영대』는 통권 3호(1924년 10월)와 통권 5호(종간호, 1925년 1월) 두 권이 나왔다.

『개벽(開闢)』과 더불어 일제강점기에 쌍벽을 이루었던 대중 종합지 『삼천리(三千里)』는 1929년 6월 창간호를 비롯해 김소월의 대표시 ‘진달래꽃’이 최초 발표, 수록된 1933년 9월호를 포함 1941년까지 33책이 무더기로 경매에 나왔다.

재일본 동경 조선유학생학우회의 기관지 『학지광』은 1914년에 창간, 1930년 통권 29호로 폐간된 잡지로 한국 신문학 사조의 도입과 창작에 큰 영향을 끼쳤다. 출품된 『학지광』은 제6호로 1915년 학우회 제2회 춘기 대운동회 기념사진과 졸업생 사진 등과 아울러 20여명의 유학생들의 글과 사진이 실린 졸업 특집호다.

이번 경매전에는 여성 관련 잡지가 유난히 많이 출품됐다.

조선가정의 개량과 한국의 여성들을 계몽하기 위해 발행한 『부인계』 (1923년 제1권 제2호, 종간호와 1925년 사회교화 잡지 『신민(新民)』의 부록으로 창간한 『부인』 창간호, 근대 모더니즘을 강조한 월간 종합여성잡지 『여성시대(女性時代)』 1930년 창간호, 본격적인 여성해방을 내걸고 활동한 최초의 여성단체 근우회(槿友會) 기관지 『근우(槿友)』 창간호(1929년), 1932년 비판사(批判社)가 창간한 사회주의 계열의 여성잡지 『여인(女人)』 창간 6월호가 얼굴을 내밀었다.

또 동아일보가 여성의 자질을 함양시키기 위하여 창간한 자매지로 여성 교양잡지를 표방했던 『신가정(新家庭)』 1933년 창간호를 포함한 총 21책 조선일보 자매지였던 『여성(女性)』 창간호(1936년)를 포함한 2. 3, 4호, 1936년 사해공론사(四海公論社)가 발행한 여성 문예잡지 『부인공론(婦人公論)』 창간호, 해방 후인 1950년 5월 경향신문사가 발행한 종합여성잡지 『부인경향(婦人京鄕)』 제1권 2호, 5호, 6호 등도 이번 경매전에서 만나볼 수 있다.

그밖에도 우리나라 최초의 중학생 잡지 『학생계(學生界)』 제2호(1920년 한성도서 발행), 운보 김기창, 정현웅, 김의환을 포함한 6명의 유명 화가들의 삽화와 표지화로 장식한 어린이 잡지 『진달래』 창간호(1949년 상문당 발행)가 시선을 끈다.

비운의 정치인 여운형이 조직한 조선인민당 선전국장을 역임한 김오성이 발행한 월간잡지 『 대중지광(大衆之光)』 1930년 1월호, 1920~30년대 사회주의 계열 종합잡지의 중심 『조선지광(朝鮮之光)』, 1935~38년 사해공론사(四海公論社)가 발행한 일제강점기 시, 소설, 번역 등 다양한 작품을 수록하고 있는 월간 종합문예잡지 『사해공론(四海公論)』 창간호 포함 10책도 눈여겨볼 만하다.

대한제국 최초의 청소년 잡지 『소년한반도(少年韓半島)』 제4호(1907년), 뒤표지에 태극기를 크게 장식한 재일본 한국유학생 통합단체인 대한흥학회의 기관지 『대한흥학보(大韓興學報)』 창간호(1909년), 독립운동가인 이종률(李鍾律)이 발행한 사회주의 계열잡지 『이러타』 등은 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면 이름 자체가 생소한 잡지들이다.

문학책으로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민족시인이자 항일시인인 윤동주의 유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1948년 초판본이 시작가 1500만 원의 고액에 출품됐고, ‘목마와 숙녀’로 유명한 박인환의 생전 유일한 시집인 『박인환시선집(朴寅煥 選詩集)』 1955년 초판본, ‘껍데기는 가라’의 민족시인 신동엽(申東曄)의 생전 첫 시집이자 마지막 시집 『아사녀(阿斯女)』 1963년 초판본도 나왔다.

가을의 막바지에 일제강점기, 해방공간의 문화적인 향취에 젖게 하고, 향수를 자아내는 잡지, 서적들의 향연인 코베이 삶의 흔적 경매전은 11월 25일, 서울 종로구 천도교 수운회관에서 열린다.

/이미지 제공=코베이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 페이스북에서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클릭!!!]
2020-11-19 1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