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육성 필요했던 롯데+한국 생활 만족한 마차도=초고속 재계약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11.06 17: 02

예견된 동행의 연장이었다. 롯데 자이언츠가 시즌 종료 후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기존 외국인 야수 딕슨 마차도와 재계약을 맺었다. 
롯데는 6일, “마차도와 2021시즌 65만 달러(사이닝 보너스 15만 달러, 연봉 50만 달러),  2022시즌 80만 달러(사이닝 보너스 2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총액 145만 달러에 재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첫 시즌 종료 후 구단이 재계약 권리를 행사하지 않을 시 5만 달러를 지급하는 클럽 옵션이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클럽 옵션 금액까지 포함하면 총액은 150만 달러다.
롯데는 올해 마차도가 보여준 퍼포먼스에 대만족을 했다. 올해 타율 2할8푼(486타수 136안타), 12홈런 67타점 OPS 0.778의 성적을 남겼다. 클래식 스탯만으로 봐도 유격수로는 최상급이다. 아울러 WAR(대체 선수대비 승리 기여도)에서는 3.25로 팀 내 2위, wRC+(조정득점생산력) 102.4로 세이버매트릭스 상의 기록에서도 수준급의 수치를 찍었다. 

11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0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1회초 1사 1,3루에서 롯데 마차도가 두산 오재일을 병살타로 처리하고 박세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sunday@osen.co.kr

아울러 마차도를 영입하면서 꿈꿨던 수비력 강화의 목표도 달성했다. 마차도는 올해 유격수 최다인 1180⅔이닝을 소화했고 실책은 단 10개에 불과했다. 넓은 수비 범위와 강견을 바탕으로 ‘탈 KBO급’ 수비력을 선보이며 롯데 수비를 안정시켰다. 
성민규 단장은 “유격수로 조정득점생산력 100 이상을 찍는 것은 대단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일단 기록적인 면에서 재계약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
하지만 마차도가 갖고 있는 기록 외적인 가치에 더 집중했고 마차도가 필요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그는 “거포 외국인 선수도 생각을 했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열어 두고 고려를 했다. 하지만 우리 팀의 강점, 육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마차도가 꼭 필요한 선수라고 평가했다”면서 “우리 팀의 최대 강점은 젊은 투수진이다. 마차도가 존재하면서 젊은 투수진을 육성시키고 수비력으로 멘탈을 케어하는 부분에서 마차도의 성적 외적인 기여도를 감안했다. 눈에 보이는 성적이 전부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투수진 육성을 위해서는 단순한 기량 발전뿐만 아니라 멘탈적인 부분도 관리해야 한다는 것을 간과하지 않았다. 아울러 포크볼, 투심, 커터 등을 활용하는 투수진의 비중이 높은 팀 투수진의 특성상 땅볼 비중이 높았고(땅볼/뜬공 비율 1.04) 이는 마차도의 존재 가치를 더욱 높였다. 실제로 마차도가 이끈 수비진이 안정되면서 투수진까지 영향을 미친 것. 
올해 롯데 투수진은 올해 평균자책점 4.64로 리그 6위로 중위권 수준을 기록했다. 대신 이닝 당 출루 허용(WHIP) 1.41, 9이닝 당 볼넷 허용 3.15개로 리그 2위의 상위권 성적을 찍었다. 투수진이 볼넷으로 자멸하는 모습이 줄어든 것은 마차도의 영입 효과로 볼 수 있다. 롯데가 마차도와 재계약을 할 수밖에 없던 이유였다. 
아울러, 올해 처음 한국땅을 밟은 마차도는 한국에서의 생활 여건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7월 초, 가족들이 한국에 입국했고 마차도를 비롯한 가족들 모두 한국에서 생활하는 것에 편안함을 느꼈다. 댄 스트레일리와 아드리안 샘슨이 지난달 30일 정규시즌 최종전 이후 곧장 미국으로 출국했지만 마차도는 가족들과 함께 일주일 가량 더 머물면서 부산을 비롯해 한국 곳곳을 둘러봤다.
더 오랜 기간 머물며 정규시즌 동안 할 수 없었던 한국 여행을 하고 싶었다는 후문. 그러나 취업비자가 만료되면서 계약 발표 직후인 이날 6일 출국했다. 한국 생활을 원했던 마차도는 결국 롯데와 재계약을 맺고 미국으로 돌아가 마음 편히 2021시즌을 준비하게 됐다.
계약이라는 것 자체가 상호 간 니즈의 충족이다. 롯데와 마차도는 상호 니즈가 너무 잘 들어맞았고 속전속결로 재계약이 이뤄졌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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