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10홈런' 정훈, "생각보다 후련하지는 않다" [창원 톡톡]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10.18 19: 52

롯데 자이언츠 정훈이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 시즌을 만들어내며 ‘커리어 하이’ 시즌의 방점을 찍었다. 
정훈은 18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리그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4안타(1홈런)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9-2 승리를 이끌었다.
무엇보다 5회 터진 달아나는 솔로포가 정훈에게는 의미 있는 홈런이었다. 정훈은 5회초 선두타자로 등장해 NC 선발 마이크 라이트의 2구 째 144km 패스트볼을 공략해 좌월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 시즌을 기록하는 순간이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2006년 현대에 육성선수로 입단했지만 곧바로 방출을 당했고 이후 초등학교 지도자로 돌아가는 등 선수 은퇴 기로에 놓였지만 2010년 롯데에 다시 육성선수로 입단하면서 다시 현역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 지난 2013년부터 주전 2루수로 자리를 잡으며 경기 출장수를 늘려갔고 2015년 데뷔 첫 3할 타율과 함께 9홈런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2루 수비에서 불안감이 노출되며 포지션을 전향했고 해가 갈수록 입지가 좁아졌다.
그러나 올 시즌 허문회 감독이 부임한 뒤 정훈은 ‘허문회호의 황태자’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신임을 받았고 남다른 노력으로 절치부심했다. 그 결과 공격에서는 해결사와 공격 첨병 역할을 톡톡히 했고 올해 1루와 중견수 수비를 오가면서 팀에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로 거듭났다.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도 이러한 노력의 결과다.
다만 지난 9월 15일 키움전 9호 홈런 이후 한 달 넘게 홈런포가 터지지 않았다. 아홉수에 걸려 있었다. 그리고 전날(17일) 경기에서 8회 결정적인 2사 만루 기회에서 루킹 삼진으로 물러나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하루 만에 반등에 성공했고 10홈런까지 달성했다.
경기 후 정훈은 “10홈런 달성을 의식해 최근 오버스윙도 많았고 밸런스도 무너졌다. 몇 경기동안 생각이 많았다. 그동안 스피드 관계없이 타이밍이 많이 늦었다. 어제 감독님과 대화하며 생각을 비워낼 수 있었고 오늘은 공만 보고 스윙하자 생각했다. 또 타격 코치님도 ‘직구를 노리면서 변화구를 칠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 왜 변화구만 생각하느냐’ 고 말하며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밝혔다. 
10홈런에 대한 의미는 남다를 것이라고 생각한 정훈이다. 하지만 정작 달성을 한 뒤에는 생각만큼 기쁘지 않았다고. 그는“아무래도 이전 기록들 보다 나은 기록이다 보니 의식하게 된거 같다. 속이 후련할거라 생각했지만 딱히 그런것 같지도 않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20홈런, 30홈런을 치는 타자가 아니라서 공을 챙겨달라고 얘기는 못했다. 다른 선수들은 크게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았다”고 멋쩍게 웃었다.
아무래도 팀의 뒤처진 성적도 10홈런의 감흥을 떨어지게 했다. 그는 “많이 아쉽다. 내 성적도 성적이지만 열심히 달려오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순위 자체는 떨어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아쉬움 없다면 거짓말이다”면서도 “그래도 주장인 (민)병헌이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어떻게 해서든 남은 경기 중에서 많이 이겨보자고 했고 후배들도 잘 챙기자고 독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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