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파 단 2명, 그 와중에 김효주는 -9...KB금융 압도적 우승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20.10.18 17: 35

 대회를 마쳤을 때, 리더보드에 언더 스코어를 기록한 선수는 단 둘이었다. 미국여자프골프(LPGA) 투어 선수지만 올해는 코로나19의 여파로 국내투어(KLPGA) 투어에 참가하고 있는 김효주와 고진영이었다. 하지만 스코어는 비교 불가였다. 김효주가 9언더파, 고진영이 1언더파였다.
김효주(25, 롯데)가 올 시즌 KLPGA 투어 마지막 메이저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총상금 12억원, 우승상금 2억 4,000만 원)에서 압도적인 스코어로 우승했다. 18일, 경기도 이천시 ‘블랙스톤 이천 골프클럽’(파72. 6,731야드)에서 열린 최종라운드에서 3오버파를 쳤지만 앞선 3개 라운드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올린 덕분에 9언더파 279타(66-69-69-75)로 우승컵을 차지할 수 있었다.
첫날 라운드를 박주영 장하나와 공동 선두로 출발한 김효주는 4라운드 내내 한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는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일궜다. 올 시즌 2번째 우승이며 개인통산 KLPG 투어 12번째(아마 1승 포함) 우승이다.

김효주가 경기를 마치며 우승을 기뻐하고 있다. /jpenws@osen.co.kr

사실 이날 김효주의 우승에 불안감을 표시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워낙 어려운 코스 세팅 탓에 대회에 출전한 모든 선수들이 쩔쩔매는 와중에서도 김효주는 3라운드까지 혼자서만 믿지못할 정도로 안정적인 경기를 펼쳤다.
3라운드를 마쳤을 때 김효주는 12언더파를 달리고 있었고, 2위 그룹인 이정은 임희정 이소미 등은 10타 뒤진 2언더파를 적어내고 있었다.
10타차 최종라운드 승부는 1주일 전, 직전 대회에서도 있었다. 4년차이지만 생애 첫 우승을 노리는 안나린이 10타 앞선 상태에서 최종라운드를 시작했다. 그래도 그 때는 혹시나 하는 불안감이 있었다. 안나린이 생애 첫 우승에 도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하루 9타를 줄인 유해란의 맹타도 긴장감을 높이는 요소가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회는 안나린의 4타차 우승이었다.
KB금융 스타챔피언십의 10타차 선두는 천하의 김효주였다. 아무도 역전을 예상하지 않았고, 예상대로 결과도 나왔다.
드라마를 기대할 수 없었던 또 하나의 결정적 요인은 블랙스톤의 코스세팅이었다. 1주일 전의 유해란처럼 9타를 줄이는 선수가 나올 수 없는 구조였다.
김효주가 트로피에 키스를 하고 있다. /jpenws@osen.co.kr
김효주에는 운도 따랐다. 파4 6번홀에서 티샷 실수로 공이 카트 도로르 타고 가다가 길 우측 러프로 빠졌으나 마침 샷이 가능한 위치였고, 김효주는 어려운 조건에서 샷을 그린에 올려 이날 경기의 유일한 버디를 낚아 버렸다.
김효주는 이날 우승으로 ‘KB금융 스타챔피언십’과 즐거운 인연을 이어갔다. 2014년 이 대회에서 우승한 이후 두 번째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김효주는 “마지막날까지 좋은 스코어를 내고 싶었는데, 실수를 많이 해 찜찜한 구석이 남아 있다. 나흘 간의 게임 중 가장 안 풀렸지만, 다행이 우승까지 이르게 돼 행복하다”고 말했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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