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 "15kg 증량, 아이스크림・치킨으로 찌웠죠..쉽지 않았다"[인터뷰③]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0.10.18 13: 10

(인터뷰②에 이어) 살인이 벌어진 장소를 불평 불만 없이 청소하고, 시체를 묻기 위해 땅을 파는 모습이 극도의 공포를 유발한다. 영화 ‘소리도 없이’(감독 홍의정)에서 유아인(35)이 연기한 태인은 거칠게 살지만 어떻게 보면 귀엽다. 
부모도 없이 여동생과 단둘이 사는 그가 친형 같은 창복(유재명 분)을 만나면서 조금씩 돈도 모으고, 가장으로서 열심히 살기 시작한다. 창복은 그런 태인이 안쓰러우면서도 자신이 지시한 일들을 완벽하게 해내기를 채근한다.
겉모습부터 취향까지 비슷하게 보이는 두 캐릭터 태인, 창복은 연기 고수로 불리는 유아인과 유재명이 만나 만들어냈다. 두 사람의 연기 덕분에 공포스러운 현장에서도 웃음이 터지고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낀다. 이들의 만남이 ‘소리도 없이’를 완성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신선한 감각을 지닌 홍의정 감독의 데뷔작이 성공적이었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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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은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감독님이 기대 이상으로 많은 걸 지켜내고 이뤄내셨다. 이건 홍의정의 미비한 시작에 불과하다”며 “가져갈 수 없는 기대까지 품진 않았지만 그 이상으로 많은 걸 이뤄냈다는 생각이다. 신인배우일 때 제가 받았던 우려가 있었는데, 이젠 어느 정도 동력이 생긴 배우가 돼 신인감독에게 (내가 받았을지 모를) 우려를 보내고 있었구나 싶다”고 홍의정 감독에게 기대를 보냈다.
그러면서 “완성본을 보기 전 큰 욕심을 내지 않았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사실 원하는 바가 무조건 이뤄지는 건 아니지 않나. 도발, 패기가 느껴지는 기획과 시작이 관객까지 도달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많은 부분이 부족할 수 있지만 영화적 성취, 더 큰 나아감을 기대하게 한다는 점에서 이 일에 동참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유아인은 이어 “여러 가지 여건 속에서 그녀가 나갈 방향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응원을 많이 줘야 앞으로도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매질을 해도 어쩔 수 없지만 영화를 보면서 더 좋은 마음을 가져 가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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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의정 감독은 말 못하는 태인을 연기할 유아인에게 고릴라 영상을 보여줬다고 한다. “실험적이고 불안할 수 있지만 한 번 나를 실어보자 싶었다. 감독님이 현장에서 묘하고, 새로운 영상을 보여주기도 하셨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태인은 주어진 환경에서 맡은 일은 열심히 하지만, 자신의 외적인 부분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인물이다. 홍 감독은 그런 태인을 연기할 유아인에게 증량을 제안했다.
“감독님이 영화에 나온 것보다 더 많이 찌우길 원하셨다. 15kg을 증량했는데 아이스크림과 치킨을 먹으며 찌웠다. 근데 찌우는 것보다 유지하는 게 더 쉽지 않았다. 쉴 때는 4~5끼씩 먹으며 찌울 수 있는데 촬영할 땐 예민하고 식사 시간을 못 지킬 때가 있어서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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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U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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