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직구 내려놨다" 38세 끝판왕 클래스, 후반기 ERA 1.32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10.18 09: 02

38세의 나이가 무색하다. ‘끝판왕’ 오승환(삼성)이 후반기 대투수의 클래스를 과시하고 있다. 트레이드마크 ‘돌직구’를 내려놓아서 더 빛난다. 
오승환은 17일 대전 한화전 더블헤더 2경기에 모두 나섰다. 1차전 4-4 동점 상황에서 9회 1이닝을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처리하며 끝내기 패배를 막았다. 2차전에는 4-2로 리드한 9회 마운드에 올라 시즌 17세이브째를 수확했다. 1사 후 수비 실책이 나왔지만 노수광과 임종찬을 연속 삼진 처리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에 앞서 전날(16일) 한화전에도 오승환은 6-2로 앞선 9회 1사 1,2루 위기에 나와 마지막 아웃카운트 2개를 잡고 세이브를 올렸다. 이틀 사이에 3경기를 거뜬하게 소화했다. 지난 9~11일 대구 롯데전에도 3일 연속 1이닝 무실점 쾌투했다. 10월에만 10경기 10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 중이다. 시즌 평균자책점 2.60. 

삼성 오승환이 역투하고 있다. /jpnews@osen.co.kr

후반기 전체로 보면 과연 오승환답다. 삼성의 후반기 시작일인 8월2일 이후 26경기에서 2승1패11세이브 평균자책점 1.32 블론세이브 1개. 이 기간 25이닝 이상 던진 리그 전체 투수 90명 중에서 오승환보다 평균자책점이 낮은 투수는 한화 윤대경(0.92)이 유일하다. 마무리투수로는 오승환이 독보적이다. 
8회말 2사에서 삼성 오승환이 마운드에 올라 역투하고 있다. /jpnews@osen.co.kr
지난해 8월 메이저리그 생활을 접고 친정팀 삼성에 돌아온 오승환은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뒤 재활과 징계를 거쳐 6월 1군 마운드에 올랐다. 1982년생 만 38세 나이 탓인지 예전 같은 위압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7월까지 17경기 1승1패6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4.58로 고전했다. 
‘오승환이 예전 같지 않다’는 수군거림이 이어졌지만 7월까지는 적응기이자 회복기였다. 8월 이후 우리가 아는 끝판왕으로 돌아왔다. 최고 구속은 150km까지 나오지만 직구 평균 구속은 146km 수준으로 전성기 같지 않다. 올해 기록 중인 9이닝당 탈삼진 7.0개는 오승환의 한미일 커리어 통틀어 최소 수치. 
예전 같은 돌직구는 없지만 오승환은 생존 방법을 찾았다. 2016~2017년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시절 60.6%, 61.8%에 달했던 직구 구사 비율을 올해 52.7%로 낮췄다. 슬라이더, 포크볼 그리고 커브까지 변화구 비중을 늘렸다. 17일 더블헤더 경기에서 노시환, 노수광, 임종찬에게 결정구로 각각 커브, 포크볼, 슬라이더를 던져 삼진 처리했다. 
삼성 오승환, 강민호 배터리가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cej@osen.co.kr
삼성 허삼영 감독은 “오승환이 자기를 내려놓았다. 돌직구라는 닉네임이 있지만 이전과 달리 생각을 많이 바꿨다. 상황에 맞게 범타를 잡는 데 집중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여전히 필요할 때 삼진을 잡고 150km 강속구를 뿌리지만 힘 대 힘에서 다양한 투구 패턴과 완급 조절을 가미한 투구로 살아났다. 돌직구 의존도는 낮아졌지만 38세 끝판왕의 클래스는 여전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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