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택'의 화려한 피날레, 쐐기 적시타+2위 탈환 선봉 [오!쎈 부산]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10.15 21: 41

‘사직택’의 명성에 걸 맞는 화려한 피날레였다. LG 트윈스 박용택이 자신이 강했던 부산 사직구장 마지막 타석에서 쐐기 적시타를 뽑아내며 웃었다.
박용택은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 2-1로 앞선 7회초 2사 1,2루 상황에서 정주현의 대타로 등장해 우측 담장 상단을 직격하는 적시 2루타를 뽑아내며 6-2 승리를 이끌었다.
현역 생활동안 유독 부산 사직구장에서 강했다. 2007년 이후 박용택은 통산 90경기에 나서 타율 3할3푼9리(342타수 116안타) 13홈런 58타점 OPS 0.933의 기록을 남기고 있었다. 수 많은 별명을 보유하고 있는 ‘별명 부자’ 박용택에게 ‘사직택’이라는 별명이 붙는 것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6회초 1사 3루에서 LG 박용택이 희생플라이를 치고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sunday@osen.co.kr

박용택 스스로도 사직구장에서의 기억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롯데와의 올해 마지막 사직구장 시리즈 직전 롯데가 준비한 고별 행사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박용택에게 화려한 피날레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쉽게 찾아오지는 않았다.
지난 13일 경기에서는 1회에만 8점을 헌납하는 등 일찌감치 승기가 기울며 2-17로 대패를 당했다. 14일에는 0-1로 뒤진 7회초 무사 1루에서 대타로 들어섰지만 2루수 병살타를 때려내며 아쉬움을 곱씹었다. 
그러나 시리즈 마지막 경기, 승부처 상황에서 박용택은 다시 한 번 타석에 섰다. 올해 전문 대타 자원으로 활약하고 있기에 사실상 마지막 마지막 타석이었다. 2-1로 살얼음 리드를 안고 있던 7회초 2사 1,2루에서 정주현의 대타로 타석에 들어섰다. 롯데 서준원과 상대를 했다. 
무사 1,2루 기회를 잡았지만 양석환이 번트 실패 이후 삼진, 유강남 역시 삼진을 당하면서 기회가 무산될 위기였다. 박용택이 기회를 살리느냐에 따라 승패가 좌우될 수 있었다. 박용택은 서준원의 초구, 2구 바깥쪽 체인지업을 지켜보며 2볼의 유리한 카운트를 만들었다. 그리고 3구 째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들어온 149km 패스트볼을 통타해 우측 담장 상단을 때리는 적시 2루타를 뽑아냇다. 150km의 육박하는 강속구에도 밀리지 않고 제대로 된 노림수로 홈런성 타구를 만들었다. 10월 이후 대타 타율 5할4푼5리(11타수6안타)의 강렬했던 기세를 이어갔다.
이후 대주자 구본혁과 교체되어 덕아웃으로 들어왔고 3루쪽에 위치한 LG 원정팬들의 환호에 헬멧을 벗어 답했다. ‘사직택’다운 화려한 피날레였다.
박용택이 꺼져가는 기회의 불씨를 살려낸 덕분에 LG는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었고 이후 홍창기의 2타점 적시타까지 터지며 5-1로 달아났다. 승부가 완전히 기울게 하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같은 시간 KT가 패하면서 LG는 단독 2위를 탈환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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