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에 1승-10개월에 2승’ 안송이, “메이저 욕심난다”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20.09.27 17: 16

 래퍼였다면 일부러 라임(rhyme)을 맞췄다는 의심을 받을 뻔했다. 안송이(30, KB금융그룹)가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10년만에 첫 승을 올리더니, 첫 우승 후 10개월만에 두 번째 우승을 일궜다. 
안송이는 27일 전라남도 영암군 사우스링스영암 컨트리클럽(파 72, 6454야드)에서 열린 ‘2020 팬텀 클래식’(총상금 6억 원, 우승상금 1억 2,000만 원) 최종라운드에서 2타차의 열세를 극복하고 시즌 첫 우승에 성공했다. 
시즌 첫 우승이야 특별할 것 없지만, 작년 생애 첫 우승 장면과 연결되니 재미 있는 라임이 만들어진다. 안송이는 작년 11월 ADT 캡스 챔피언십에서 데뷔 10년만에야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그로부터 딱 10개월. 통산 두 번째 우승이 그녀에게 다가왔다. 

안송이가 '2020 팬텀 클래식'(총상금 6억원)에서 통산 2승을 거뒀다.안송이는 27일 전남 영암 사우스링스 영암 컨트리클럽 카일필립스 코스(파72·6454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3라운드에서 버디 4개를 잡고 보기는 1개로 막아 3타를 줄였다. 합계 10언더파 206타를 기록한 안송이는 장하나와 박채윤 등 공동 2위 5명을 한 타차로 따돌리고 짜릿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우승을 거둔 안송이가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youngrae@osen.co.kr

지난 해 우승 감격이 너무 컸던 탓인지 안송이의 캐디는 최종일 18번 홀 퍼트가 끝날 때까지 ‘파만 해도 우승’이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안송이는 50cm 안쪽의 마지막 파퍼트를 성공시킨 뒤에야 우승 사실을 알았고 세리머니를 위해 달려오는 동료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경기 내용은 다른 경쟁자들과 달리 차분했다. 선두 이소미와 2타차 뒤진 7언더파에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안송이는 전후반 고르게 2개씩의 버디를 했고, 보기는 13번 홀에서 1개 있었다. 최종합계 10언더파 206타(68-69-69)의 성적표였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유난히 차분했던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안송이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큰 욕심 없이 대회에 나섰다. 예선만 통과하자는 생각이었다. 마음을 비우고 나온 게 오히려 도움이 됐던 모양이다”고 우승 동력을 해석했다. 
안송이가 티샷을 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
대회가 열린 사우스링스영암cc는 스코틀랜드의 거칠고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강조한 링크스 코스로 조성된 골프장이다. 산악 지형이 많은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골프코스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특히 대회가 열린 카일필립스 코스는 미국의 유명 코스 설계사인 카일 필립스가 설계한 코스로, 자신의 작품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코스라고 소개할 만큼 까다롭다. 페어웨이와 그린의 기울기가 심하고 링크스 코스 답게 바람이 변덕스러워 코스와 자연에 적응하는 게 관건인 코스다. 
선수들의 성적도 코스의 변덕스러움을 닮았다. 2라운드까지 1, 2위를 달렸던 이소미, 노승희가 2타씩을 잃고 각각 공동 10위, 공동 14위로 대회를 마쳤다. 
공동 2위는 무려 5명이 쏟아졌는데 5타를 줄인 박채윤 허다빈, 4타를 줄인 장수연, 3타를 줄인 장하나 등이 차지했다. 
안송이는 “올 시즌 2스잉 목표였는데, 남은 대회 동안에도 열심히 노력해서 메이저 우승을 욕심내 보겠다”고 말했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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