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골절 딛고 첫 승...이승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좋다" [오!쎈 광주]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0.09.26 21: 02

"운이 좋았다". 시련을 이겨낸 첫 승이었다. 롯데 자이언츠 고졸 3년차 이승헌(21)이 기분좋은 생애 첫 승을 따냈다.
이승헌은 2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5이닝동안 5피안타 2볼넷 5탈삼진 3실점으로 호투했다. 타선의 화끈한 지원까지 받아 16-3 승리를 이끌었다. 타구에 머리를 맞고 쓰러진지 131일 만에 감격적인 데뷔 첫 승을 따냈다. 
2회까지 1안타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3회 2사후 흔들렸다. 한승택과 박전호에게 연속안타를 맞았고 폭투를 던졌다. 최원준과 김선빈의 내야땅볼로 두 점을 허용했다. 2사후에는 터커 좌중간 2루타, 최형우 내야안타에 이어 나지완에게 중전안타를 맞고 3점째를 내주었다.

롯데 이승헌이 첫 승 기념구를 갖고 활짝 웃고 있다.

다시 안정을 되찾아 4회는 삼진 2개를 곁들여 무실점으로 막았고, 5회도 볼넷을 내주었으나 김선빈을 병살로 유도하고 등판을 마쳤다. 타선의 화끈한 지원을 받았다. 1회 타자일순하면서 7점. 3회도 두 번째 타자일순하며 6점을 몰아주었다. 4회까지 15점을 뽑아주었다. 
투구수는 97개. 196cm 큰 키에서 내리꽂는 최고 148km의 직구를 중심으로 좌우로 휘어지는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앞세워 KIA 타자들을 제압했다. 경기전 맷 윌리엄스 감독은 "빠른 볼과 체인지업을 잘 던진다"며 경계했다. 예상은 적중했고 타자들이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마산 용마고 출신 이승헌은 지난 2018년 2차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롯데에 지명을 받았다. 5월 17일 대전 한화전에서 3회 1사 1,2루 위기에서 정진호의 강습 타구에 머리를 맞는 불상사를 당했다. 미세한 두부 골절과 출혈 소견을 받아 장기 이탈했다. 3개월 만에 복귀해 두 번째 등판만에 활짝 웃었다.
이승헌은 첫 승이 너무 좋은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는 "내가 잘 던졌다기보다는 오늘 운이 좋았다. 타자들이 초반부터 점수를 많이 뽑아주어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 제구가 흔들려 3점을 내주었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에서 1승만 목표로 삼았는데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좋다. 머리를 다친 이후 마운드에서 다시 서면 좋겠다는 생각만 했다. 부모님이 최고로 좋아할 것 같다. 바로 전화를 드려야 한다"며 활짝 웃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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