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은 셀프' 아스날, FA컵 세리머니 신풍경...피날레는 오바메양의 패러디
OSEN 이승우 기자
발행 2020.08.02 07: 44

‘물과 메달을 셀프입니다.’
코로나19 시대의 새로운 메달 수여식이었다. 마지막 순간 우승컵을 들어올린 아스날 선수들은 조촐한 우승 세리머니를 치렀다.
아스날은 2일(한국시간) 새벽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 2019-2020시즌 FA컵 결승전서 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의 멀티골을 앞세워 2-1 역전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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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승리로 역대 FA컵 최다 우승팀 아스날은 통산 14번째로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리그 8위였던 아스날은 FA컵 우승으로 극적으로 다음 시즌 유로파리그 진출에 성공하게 됐다. 
경기 종료 후 독특한 풍경이 펼쳐졌다. 세리머니 현장으로 가는 길에 아스날 선수들이 각자의 우승 메달을 집었다. 일반적으로 대회 주최 측과 구단의 레전드가 모든 선수에게 일일이 메달을 목에 걸어주는 것과는 달랐다. 
최근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 세리머니를 한 리버풀과도 상반되는 모습이었다. 시즌 마지막 홈 경기인 37라운드 후 리버풀은 30년 만의 우승을 기념하기 위해 화려한 세리머니를 기획했다. 빨간색 레이저와 화려한 조명을 쏘고, 멋들어진 우승 시상대를 준비했다. 메달 수여식 역시 리버풀의 전설 케니 달글리시가 직접 나섰다.
아스날 선수들 역시 새로운 방식에 익숙하지 않았다. 모든 선수들이 우승을 경험한 것은 아니었지만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란 것은 분명했다. 단상 위에 올려진 메달을 그냥 지나치는 선수들도 있었다. 팀내 고참급 선수인 소크라티스가 어린 선수들에게 메달을 나눠주는 모습도 포착됐다. 
다소 시시하게 끝날 뻔했던 우승 세리머니는 캡틴 오바메양의 재치로 마지막을 장식했다. 오바메양은 세리머니를 하기 직전 바닥에 우승컵을 떨어뜨렸다. 최근 트로피를 파손시켰던 러시아 리그 제니트를 패러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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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2017시즌 이후 첫 우승이지만 아스날 팬들은 조촐한 축한 현장에 아쉬움을 표했다. 한 팬은 SNS를 통해 "피파 게임이나 위닝 일레븐보다 더 별로인 세리머니였다"라고 반응했다. 또 다른 팬은 "소란스러운 시상식이 될까 걱정했다. 코로나19 이후 행해야할 방식으로 세리머니를 한 아스날 선수들에게 감사하다"라며 긍정적인 의견을 내기도 했다. /raul164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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