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구, 이상학 기자] 한화가 KBO리그 역대 8번밖에 없는 황당한 끝내기 패를 당했다. 허무한 패배였지만 수렁에서 희망을 발견했다.
기록은 끝내기 폭투가 아닌 포일로 처리됐다. 최재훈은 앉은 자리에서 자세를 살짝 높여 몸쪽 높은 코스를 요구했지만 윤호솔의 공은 바깥쪽으로 향했다. 최재훈의 미트 안을 힘 있게 맞고 튄 공이 뒤로 완전히 빠지면서 승부가 끝났다. 윤호솔의 반대 투구이긴 했지만 포수가 충분히 포구할 수 있는 공이었기 때문에 끝내기 포일로 기록됐다.
올해로 39년째인 KBO리그에서 역대 8번밖에 나오지 않은 진기록이다. 가장 최근 기록도 한화였다. 지난 2016년 5월17일 포항 삼성전 연장 10회말 1사 만루에서 투수 박정진이 이지영을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그런데 박정진의 마지막 공이었던 몸쪽 낮은 슬라이더가 포수 조인성의 미트를 맞고 옆으로 튀면서 한화가 4-5로 패한 바 있다.이처럼 KBO리그 역사에 보기 드문 진기록이 끝내기 포일이다. 역대 8번째 끝내기 포일로 황당한 패배를 당한 한화였지만, 그 안에서 작은 희망을 봤다. 최재훈이 놓친 윤호솔의 공은 150km 강속구였다. 제구가 안 되긴 했지만 볼끝에 워낙 힘이 있었고, 최재훈의 반응 속도가 따라가지 못했다. 결과는 아쉽지만 윤호솔의 가능성을 확인한 장면이었다.
1-1 동점이던 11회말 올라온 윤호솔은 강민호에게 볼넷을 내준 뒤 박승규의 희생번트로 이어진 1사 2루에서 김지찬을 직구 3개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148~149km 빠른 공에 김지찬의 배트가 늦었다. 그 이후 김상수 타석에서 폭투를 저질렀고, 자동 고의4구로 이어진 1,3루 구자욱 타석에서 포일로 끝났지만 150km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윤호솔은 개명 전 ‘윤형배’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다. 북일고 시절 150km대 강속구를 뿌린 특급 유망주 출신. 2012년 청소년대표팀에서 에이스로 활약했고, 2013년 전체 1순위에 해당하는 우선 지명으로 신생팀 NC 유니폼을 입으면서 계약금 6억원을 받았다.
그러나 두 번의 팔꿈치 인대접합수술과 재활로 잠재력을 꽃피우지 못했다. 지난 2018년 3월 포수 정범모와 트레이드를 통해 NC에서 한화로 옮겼다. 당시에도 재활 중이었지만 한화는 미래를 봤다. 윤호솔은 “다시 150km 던질 날이 올 것이다”며 고향 팀에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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