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캐치' 박해민 뼈있는 주장, "수비의 가치 더 인정해야" [오!쎈 대구]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0.07.31 13: 02

신일고와 한양대를 거쳐 2012년 삼성에 육성선수로 입단한 박해민은 2014년부터 1군 주축 선수로 신분 상승했고 이제는 삼성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비력으로 '수비의 심장'이라는 애칭도 있다. 호쾌한 홈런만큼이나 짜릿하다. 강한 어깨는 아니지만 넓은 수비 범위는 단연 최고. 중견수 방향으로 타구가 뜨면 아웃이구나 하는 확신이 생길 정도다. 
삼성 투수들은 "박해민이 있어 정말 든든하다"고 입을 모은다. 박해민이 안방에서 명품 수비를 연출할 때마다 삼성 팬들의 함성이 쏟아진다. 하지만 수비와 주루보다 공격을 평가 잣대로 삼는 경우가 많다 보니 과소 평가받는 부분이 없지 않다. 

30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7회초 2사 만루 삼성 박해민이 한화 하주석의 타구를 잡아내고 있다. /youngrae@osen.co.kr

일본 오키나와 캠프가 끝날 무렵 취재진과 만난 박해민은 그동안 차마 하지 못했던 자신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털어놓았다. 공격 못지않게 수비와 주루의 가치도 어느 정도 인정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박해민은 "어떤 구기 종목이든 이기려면 수비가 중요하다는데 막상 수비를 잘하면 상대적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게다가 수비를 잘해도 공격을 못 하면 더 심하다"고 말했다. 이어 "수비 잘하는 선수는 다른 부분까지 잘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반면 공격만 잘해도 인정을 받는다. 야구뿐만 아니라 모든 구기 종목이 다 그렇다"고 덧붙였다. 
박해민은 또 "수비를 잘하는 선수는 말 못 할 고충이 있다고 본다. 수비를 잘한다고 슈퍼스타가 될 수 없다. 공격을 잘해야 슈퍼스타가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슈퍼스타 대우를 바라는 게 아니다. 수비를 잘하는 선수에 대한 가치를 조금 더 인정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30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7회초 2사 만루 삼성 최지광이 한화 하주석의 타구를 잡아낸 박해민과 글러브 터치를 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
박해민은 30일 대구 한화전에서 수비의 가치를 제대로 보여줬다. 박해민은 1-1로 맞선 7회초 2사 만루 상황에서 하주석의 잘 맞은 안타성 타구에 몸을 날려 다이빙 캐치에 성공했다. 팀을 역전 위기에서 구해낸 슈퍼 캐치였다. 반면 2루를 향해 달려가던 하주석은 타구가 잡힌 것을 보고 말도 안 된다는 표정으로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2사 만루 위기 탈출에 성공한 삼성은 1-1로 맞선 연장 11회말 2사 1,3루에서 한화 포수 최재훈의 끝내기 포일이 나오며 천신만고 끝에 5연패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로써 삼성은 시즌 성적 35승 35패로 하루 만에 5할 승률을 회복했다. 허삼영 감독은 경기 후 "7회 박해민의 다이빙 캐치가 흐름이 넘어갈 위기를 막아줬다"고 칭찬했다. 
강팀이 되기 위해 탄탄한 수비가 뒷받침돼야 한다. 박해민의 슈퍼 캐치가 없었다면 삼성의 승리는 불가능했을 터. 5연패 탈출의 일등 공신은 '수비의 심장' 박해민이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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