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윤표의 휘뚜루 마뚜루] 선린인터넷고, 국내 최초로 『야구부 100년사』 펴낸다

[홍윤표의 휘뚜루 마뚜루] 선린인터넷고, 국내...


1980년 10월 5일, 동대문야구장에서 열렸던 제34회 황금사자기 고교대회 결승전은 선린상고(현 선린인터넷고)와 광주일고가 치렀다. 고교야구의 열풍 속에 이 결승전이 더욱 눈길을 끌었던 것은 ‘초고교급’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던 광주일고의 선동렬과 서울에서 큰 인기를 누렸던 선린상고 박노준의 맞대결 때문이었다.

장안의 화제를 온통 집중시켰던 그 경기는 3-3으로 팽팽했던 8회에 박노준이 선동렬로부터 결승 2점 홈런을 뽑아냄으로써 승부가 엇갈렸다. 주최사인 동아일보는 당시 “왼팔의 진주 박노준이 황금의 오른팔 선동렬의 방탄막을 뚫었다”고 보도할 정도였다.

선린상고는 1899년 6월 24일 최초의 근대 실업학교로 개교, 2000년에 서울시 최초의 특성화고이자 IT(상업정보계열) 특성화를 표방하며 선린인터넷고로 교명을 변경했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는 시 ‘풀’이나 ‘폭포는 곧은 절벽을 무서운 기색도 없이 떨어진다’는 시 ‘폭포’ 등으로 유명했던 김수영 시인이나 장기영 한국일보사 창업주가 나온 학교이기도 하다.

선린인터넷고는 무엇보다 야구 명문으로 잘 알려져 있다. 빙그레 이글스(현 한화 이글스) 초대 감독이었던 배성서를 비롯해 1960년대 국가대표로 명성을 날렸던 한동화, 김충(작고), 1970년대 실업야구 최고의 홈런타자 김우열, 명투수 유남호, 프로야구 초창기 도루왕 이해창(1987년 KBO리그 도루왕)은 물론 1980년 선린상고 돌풍의 쌍두마차 박노준(현 안양대 총장)과 김건우(1986년 KBO리그 신인왕), 1995년 KBO리그 최우수선수(MVP) 김상호를 거쳐 현재 국가대표급 투수인 이영하(두산 베어스)에 이르기까지 그 얼굴이 화려하기 그지없다.


그런 선린인터넷고가 올해로 야구부 창단 100주년을 맞았다. 1904년 미국인 선교사 필립 질레트가 황성기독청년회(현 YMCAM)에서 청년회원들에게 야구를 가르친 이래 1905년 이후 1910년대 초까지 관립한성고(현 경기고 전신)와 휘문고, 배재고, 경신고, 평양 숭실고, 보성고, 중앙고 등 사학명문들이 속속 야구부를 창단했으나 여태껏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학교는 경기고와 휘문고, 중앙고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1920년에 야구부를 만든 선린상고는 휘문이나 중앙고와는 달리 일본인 학생들 위주로 팀을 꾸려 일제 강점기에는 야구 강자의 지위를 유지했다. 8⦁15 해방 이후에 팀을 재건한 선린상고는 숱한 명선수를 배출하며 전국규모대회 통산 우승횟수 12회를 자랑할 정도로 야구 명문으로 다시 발돋움했다. 1969년에 대통령배, 청룡기, 황금사자기, 화랑대기 등 전국대회 4관왕에 올랐던 선린상고는 1980년에 박노준과 김건우를 앞장세워 청룡기와 황금사자기를 제패, 제2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선린상고는 2005년에 열렸던 대한야구협회 주최 ‘한국야구 100주년 기념 최우수고교야구대회’에 초청받은 14개 고교 가운데 서울에서는 신일고(당시 우승 11회. 5위)에 이어 8회 우승 경력으로 전국 순위 8위에 올라 있기도 했다.

선린인터넷고가 그 같은, 널리 자랑해도 좋을 100년의 야구부 역사를 갈무리해 고교야구부 가운데 처음으로 『선린야구 백년 이야기』를 펴낸다. 여태껏 고교의 체육사는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손기정의 모교인 양정고가 1983년에 『양정체육사』를 발간한 적은 있으나 야구처럼 특정 종목의 역사를 편찬하는 것은 선린인터넷고가 처음이다.

『선린야구 백년 이야기』의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이종일 편집장은 “올해 연말 출판을 목표로 현재 자료수집과 원고를 작성하고 있는 중이다. 편집위원은 김건우(74회) 등 동기들 위주로 구성돼 있다.”면서 “책자와 더불어 다큐멘터리로도 제작하고, 열악한 모교 야구부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오석송 총동문회장과 김정렬 야구부 후원회장 등이 중심이 돼 동문들의 모금으로 인조잔디, 덕아웃 설치 공사도 진행하고 있다.”고 진행 상황을 설명했다.

『선린야구 백년 이야기』에는 야구대회 100년사가 주축이 된다. 초창기부터 1950년대까지의 야구부 역사를 시작으로 현재의 성과를 총망라하고 대회별 변천사와 성적, 주요 선수들의 활약상, 그리고 선린 야구 100년을 빛낸 인물들을 다양한 분야와 사연으로 재조명하고 한데 엮어낼 참이다.

그밖에도 선린 야구 100년을 함께해온 팬들과 환경, 정서 등도 옛 사진에 곁들여 정리할 예정이다. 선린인터넷고의 100년사가 기대된다.

/글. 홍윤표 OSEN 선임기자

/사진. 선린야구 백년사 편찬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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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22 1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