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여수명리’, 사주팔자는 운명이지 숙명이 아니더라

[새책] ‘여수명리’, 사주팔자는 운명이지 숙명이...
[OSEN=강희수 기자] 운명론자가 아니더라도 사주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그 사주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의외로...


[OSEN=강희수 기자] 운명론자가 아니더라도 사주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그 사주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의외로 드물다. 사주를 바라보는 일반의 인식도 별로 진지하지 못하다. 오히려 부정적인 경우가 많다. 사주팔자는 ‘정해진 운명’이라는 프레임 때문이다. 요즘같이 역동적이고 복잡한 메카니즘이 작동하는 세상에서 사람은 정해진 운명을 살 수밖에 없다고 한다면 누구를 설득할 수 있을까?

그런데 ‘운명론’을 다르게 해석하는 명리학자도 있다. 운명론을 ‘명이 정해져 있다’는 숙명론과 구분해 ‘자신의 명을 스스로 운영한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 여수 남을우 선생이 그 주인공이다.

여수 선생의 주장을 좀더 들어보자. “사주팔자는 태어난 연월일시를 간지력(干支曆)으로 표시한 것이기에 던져진 주사위처럼 다시 태어나지 않는 한 바꿀 수 없다. 그러나 사주팔자가 태어나면서 정해졌다고 해서 운명이 정해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사주팔자는 단순한 잠재능력일 뿐, 잠재능력을 개발하고 활용하는 것은 각자의 의지이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남을우 선생은 사주팔자를 일종의 잠재능력으로 해석했다. 타고난 것이기 때문에 다시 태어나지 않는 한 잠재능력 자체를 바꿀 수는 없다. 그러나 그 잠재능력을 깨우치고, 계발하는 건 순전히 사람의 몫이다. 이 논리에 의하면 사주팔자를 보는 건 자신의 잠재능력을 파악하기 위함이고, 사주를 본 뒤에는 그 잠재능력을 십분 발휘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 결과는 ‘운명이 바뀌었다’고 할 만큼 드라마틱할 수도 있다. 남을우 선생의 ‘운명론’은 잠재능력을 발견하고, 키우는 일이다. 스스로 운명을 운영하는 길이다.

이 이론을 적용하면 '똑 같은 사주팔자를 타고난 사람이 결코 똑 같은 인생을 살지 않는다'는 현상이 명쾌히 설명된다. “사주필자가 같다는 것은 타고난 잠재능력(요리재료)이 같다는 것일 뿐이다. 그 쓰임과 결과는 각자의 판단과 선택에 따라 빛을 볼 수도 있고, 아무리 뛰어난 재능이라도 묻혀버릴 수도 있다. 똑같은 식재료를 가지고 요리를 하더라도 요리사의 의지와 능력에 따라 천차만별의 요리가 탄생할 수 있듯이, 같은 사주라 할지라도 자신의 노력과 마음작용에 따라 천차만별의 인생이 펼쳐지게 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좋은 사주와 나쁜 사주는 따로 있는 것일까?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한다. “단순히 사주의 선악만을 판단하려는 것은 올바른 처사도 아니고 의미도 없는 일이다. 인생의 설계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잠재능력인 사주는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다”고 정의한다.

명리학에서 흔히 언급되는 ‘대운’이라는 개념도 다르게 접근한다. “대운은 10년을 주기로 바뀌는 시절인연으로 누구에게나 온다. 따라서 대운맞이를 한다며 혹세무민하는 행위는 경계해야 한다. 진달래 사주로 타고난 사람에게 봄의 대운이 온다면 대단히 좋은 운세다. 반대로 가을이나 겨울의 대운이 온다면 진달래에게는 성장보다 시련이 예고된다. 겨울이 다가오는데 진달래가 꽃을 피우겠다고 고집을 부린다면 원형이정을 거역하는 것이다. 이것은 사주가 나쁜 것이 아니라 대운을 거스르는 어리석은 행위일 뿐이다”고 설명한다.

사람마다 다른 재주를 갖고 태어나는 것에 대해서는 “사주팔자는 오행이나 십성의 잠재능력으로 나타난다. 오행의 다섯 가지 요소를 골고루 타고나는 사주도 있고, 어느 한쪽으로 편중돼 타고나는 사주도 있다. 타고난 개성에 따라 각자의 인생을 설계하고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사주로 타고난 능력은 올바른 인생설계와 실행이 뒷받침될 때 빛을 보게 된다”고 풀이한다.

여수 남을우 선생은 이 같은 논리를 바탕으로 ‘여수명리학’을 정립했다. 그리고 그 내용을 책으로 펴낸 게 ‘여수명리’다.

여수명리학은 ‘생극제화(生剋制化)’의 개념으로 사주를 이해한다. 생(生)은 주관자 일주(日主)가 식상활동을 하는 것이고, 극(剋)은 일주가 재성활동을 하는 것이며, 제(制)는 일주가 관성활동을 하는 것이고, 화(化)는 일주가 인성의 활동을 하는 것으로 본다. 세상의 중심은 바로 자신이라는 주체사상과 나를 지향하는 모든 가치는 생명이라는 생명사상이 생극제화의 핵심원리다.

여수명리학은 '정해진 대로 흐른다'는 숙명론보다 스스로 운명을 운영한다는 '운명론'을 중시한다. 결정론(인과론)보다 목적론에 가치를 두고 사주를 바라본다. 타고난 요리재료보다 요리사(자신)의 마음가짐을 중요시하는 사주원리다.

여수명리학에서는 사주팔자를 독해하는 방법으로 사주명식의 계량화와 도식화를 시도했다. 계량화는 다섯 가지의 잠재능력을 수치로 표시하는 방법이고, 도식화는 계량된 잠재능력을 ‘오성도’라는 도식으로 만들어서 눈으로 읽을 수 있도록 한 장치다. 계량화와 도식화는 사주간명의 오류와 편차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요리재료보다 요리사를 더 중시하는 접근법은 사람들로 하여금 사주팔자를 알고 있을 때 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게 한다. 청소년들은 타고난 적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학과나 진로를 선택했다가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 회사에서는 직무적성을 무시한 인사배치로 불협화음을 부르고 조직효율을 저하시키기도 한다.

‘여수명리’는 인간의 사주팔자를 21세기 대안심리학으로 제시하고 있다. 우리는 누구나 학창시절 적성검사 경험이 있다. 자신을 먼저 알고, 그에 알맞게 대처한다면 잠재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는 솔루션이 될 수 있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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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21 12:22